다행이다.
새벽에 일어나 손톱을 자른다.
손톱을 너무 짭게 잘랐다고
네일 샾 아가씨의 잔소리를 들은지
며칠 되지 않았다.
그새 자라난 손톱을 또 잘라내고 있다.
자라나는 손톱을 못 견딘다.
모든 자라나는 것을 못 참는다.
그리움도 마찬가지다.
초승달처럼 잘린 내 손톱을 쓰레기통에 넣는다.
그리움도 덩달아 쓰레기통에 처박힌다.
아직은 자를 것이 있어서 다행이고
손톱은 또 자랄 것이니 그것도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그녀가 오픈한 네일숍
손님이 많단다 잘된 일이다
잘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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