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어느 날...
그림이 그리고 싶어졌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미술시간
교탁위의 화병을 열심히
신중을 기해 그림을 그립니다.
지금과는 달리
머슴애처럼 뛰어놀기 좋아하던 나는
특별한 재주가 없었습니다.
역시나....
마음에 들지 않아 빠렛트에 있는 물감들을
섞어 내 마음대로 색을 칠해 버렸습니다.
결과.....
선생님은 秀作이라며 뽑아갔습니다.
속으로....
얼마나 웃었는지....
사춘기시절 여늬 소녀들처럼
만화도 그리고 색연필로 끄적거리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정통미술과는 전혀 거리가 먼......
내 나이 스물다섯살 때...
지나치던 종로의 어느 화실...
문득 초상화가 그리고 싶어졌습니다.
해서 1년을 배우다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곤...
꿈도....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의욕도 없이
나이만 먹었습니다.
아주 작은도시로 이사온 나는
아는 사람 하나없는...
이웃도 없다고 할수있는
상가건물 3층에 고립되어져 살다....
굳게 드리워진 장막을 발로 뻥~~ 차며
뭔가를 찾아 두리번 거렸습니다.
아주 가까운 시골도서관에서
무료로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있었습니다.
등록한 그림반...
접었던 꿈도 아니고....
뭔가 꿈을 이루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그냥.....붓을 들고 그리고 싶었습니다.
재미들려 마구마구 그렸습니다.
2000년에 수채화 몇점을 수강생들의 작품과 함께
전시한 후 얼마나 뿌듯했는지....
지구력이 있어 지금껏 버티고 있습니다.
열심히 그렸더라면 수준있는 작품도 나왔으련만...
이제 수채화는 강 건너간 듯...
붓잡아 본지가 언제던가...그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신....
올 한해에는 연필만 잡았습니다.
심 굵은 연필로 그려놓은 뎃생작품...
이달 말 전시할 예정입니다.
아....흐뭇함....뿌듯함...
요런 재미로 조금씩 조금씩 그려나가나 봅니다.
흠뻑내린 가을비에 소복히 쌓이며 떨어진 낙엽들..
멋진 가을그림 하나 그릴 실력
내년쯤 나오지 싶네요...
그때를 기다리며....
음악소스 - 비 몽 / 김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