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원의 철사줄에 줄기칭칭 감아 올라가던 나팔꽃이
무게에 못이겨 축 내려 앉았습니다.
앞에 나란히 피었던 봉숭아꽃에게도 의지했던 나팔꽃은
봉숭아마져 쓰러트리고 맙니다.
허연 분 바른 봉숭아는 씨앗들을 여기저기 퍼트리고
벌써 흙에선 그 싹들이 철 모르고 우후죽순 올라오고 있습니다.
굵은 봉숭아대를 뽑아주며 화단을 정리합니다.
계속 피고지고 반복하는 나팔꽃만 남긴채 ...
바람이 차가워 옷을 껴입습니다.
가을이 왔네요..
메기는 삶의 터전과 함께 여름까지도 데리고 가버렸습니다.
한창 몸살앓던 해수욕장은 자연히 폐장되어 버리구요..
루사때보다 더 심하게 물에 잠긴 바닷가 인접한 동네..
수재민들의 한탄이 울음으로 변합니다.
목에 핏대세우며 인재라고 소리 지릅니다.
안타까이 쳐다볼 뿐....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하늘거리는 풀잎이 이젠 추워 보이는 계절이 다가옵니다.
따뜻한 차 한잔이 생각나는 지금입니다.
음악소스 - Hold Me / Ebba Forsbe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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