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영원한 놀이터
풋풋한 내음도 나고 흙냄새도 좋고
초록풀잎 그늘아래 쉬고 있으면
신선이 따로 없도다
온통 초록인 마당이라지만 따분하기 그지없고
욕심나는 것들은 가까이하기엔 너무 높이 있고
만만한 저 친구들과 놀 수 밖에...
주인은 나보다는 베란다의 화초들을 더 좋아한다
그곳에서 병이나거나 힘없는 화초들을
흙이 널널하게 있는 내 놀이터에 심어 놓는다.
내가 생각하는 놀이터지 주인이 알믄 나는 죽는다.
몰래몰래 놀아야지.
그런데 가끔 그곳에 심어놓은 것들을 파헤쳐 마당까지
끌고나와 증거 남겨놓는 나를 사정없이 때리고 만다.
동네북이다.
아니 화풀이 대상인갑다..
아니다...내 죄다
그동안 옮겨 심어놓았던 병약한 화초들이 회복단계에 들어섰다.
주인의 정성 알만하다.
그 정성 나에게 십분지 일만 쏟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웬지 그들과 놀고싶어 꽃밭 속으로 들어갔다.
봉숭아, 나팔꽃은 뿌리가 깊은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쑥쑥 다 뽑힌다. 에고 재밌다...
야~~~~~~~~~~
에고 개 간이야...
앗.....현장에서 들키고 말았다....이일을 어찌할꼬
현행범이라 아니라고 발뺌을 해도 알아듣지도 몬할꺼구
휴..
난 맞아도 싸다
알면서도 나는 흙속으로 들어간다..
그들이 유혹하는데 나보고 어쩌라구~~~~~~~
오늘은 아마도 몸살이 날것 같다.
높이 올려놓은 비장의 무기인 빗자루로
주인은 나를 쫓아다니면서 때렸다.
흑흑....
내 눈에 보이는 저 푸른잎들을 다 없애주오
그럼 모를까...
맛난 반찬 앞에 놓고 먹지말라는 것과 똑같은데..
어찌 나에게 그런 고문을 주시는지..
아....슬프고도 아픈 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