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만 봐도 마냥 좋은 그림하나 있습니다.
그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아침부터 부지런히
발걸음을 화원으로 옮겼습니다.
영양제 한통, 거름 몇푸대, 마사토
그리고 저번에 봐둔 방울기리시마와 시클라멘
빨간색과 핑크빛의 외래종 봉선화를 구입했습니다.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입니다.
3,40개 정도의 크고작은 화분들을 베란다를 통해
나가는 마당에 모두 내놓고
자갈, 벽돌 등을 깨끗이 씻었습니다.
밖에 나가니 바람이 얼마나 센지 베란다문을
열어 놓을수가 없었습니다. 화분들이 모두 넘어지더라구요..
밖에선 분갈이를 하며 하나...둘...차근차근
크기 순서대로 구석부터 채워져 나갔습니다.
관음죽, 행운목, 벤자민, 유자나무는 구석 벽쪽에
거실 정면에서 보이는 곳에는
구입한 꽃나무들과 베고니아 그리고 풀같은 잡난(?)등으로
촘촘히 진열해 놓으니 기가막힌 화원하나가 완성되었습니다.
보기싫은 프라스틱 화분을 가리려 돌멩이등으로 장식을 하고
몇년째 변함없는 수선화와 개나리조화등으로 드문드문 꽂아
더욱 환함을 보태었습니다.
타일바닥을 수세미로 박박 문지르며 깨끗하게 물청소까지 하고나니
아......
나를 칭찬해주고 싶었습니다..
너무나 예쁜 베란다로 변모되어 나를 몇번씩 불러세웁니다.
저녁을 준비해야 하는데...
보고 또 보고...
허리는 아픈데...손가락도 아픈데...여기저기 쑤신데....
그냥 너무 좋습니다...
아이들이 들어옵니다...
"얘들아...베란다 봐...너무 이쁘지..."
아들은 무응답....딸은 "응"...
에구...무심하기도 하지..하루죙일 일했는데 ㅠㅠ
이상하지요?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를것 같은 그런 느낌...
오늘 너무 힘들었지만 베란다 그득 제 사랑을 쏟아 부었습니다.
촘촘히 붙어 활짝핀 방울철쭉이 자꾸 시선을 사로 잡네요..
이렇게 꽃과 푸른 잎들을 사랑하며 사는 나는
전생에 나비나 벌이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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