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양목 -
아버님~~
저 손가락에 물이 잡혔어요 ㅠㅠ
묘주변에 아름드리 심어져있는 회양목들이
그동안 제멋대로 자라 그 모양새가 무척 지저분했거든요..
오늘 날씨 무척 더웠어요
땀을 뻘뻘 흘리면서 가지고 갔던 전지가위로
우선 길게 뻗어 올라온 새순들을 잘라내고
예쁘게 다듬어 동그란 옷을 입혀 주었어요...
당신 아들은 가지고 간 조리로 도랑물을 퍼다
아버님 묘와 아직 덜마른 어머님 묘에 열심히
뿌려 드리구요...
등이 얼마나 뜨겁던지 한여름 같았거든요
회양목 열개를 모두 다듬고 나니 현기증이 났어요
아픈줄 모르고 다듬었는데 장갑을 벗어보니
두군데 물집을 만들어 놓았네요..
그래도 기분은 참 좋았어요..
깔끔해진 주변이 아버님 어머님 묘를 훤하게
만들어 주었거든요..
어떠세요 아버님두 기분좋지요?
내일 서울에서 내려온 형님네와 함께 다시
찾아가 뵐게요..
어머님 돌아가신지 3주째 되는 날이잖아요
어머님 옆에 계시니 든든하시죠?
내일 갈게요 아버님~~
가서 술한잔 올려 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