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바람과의 전쟁이었습니다.
거리의 양쪽을 수놓으며 탄성을 자아내게 하던 벚꽃들도 바람에
무수히 떨어지는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모습들을 한없이 바라보고만 있을수가
없었습니다.
강풍이 안면을 강타하면서 도저히 버티고 있지 못할정도 였으니까요.
바람이 머물다 간 자리엔 꽃잎들만이 수북이 쌓여 또하나의 꽃길을
만들어 주고 뒤늦게 피어 뭇시선을 한몫에 받으려는 욕심많은 벚꽃은
내 눈길을 다시한번 사로잡고 맙니다.
활짝 피었다 지기까지 짧은 기간동안 벚꽃나무는 겨우내 담아 두었던
기운을 아주 작은 꽃잎 다섯 장으로 만들어낸 꽃들로 인간들에게 선사
하고 연초록의 잎으로 옷을 갈아 입습니다.
개나리 진달래 산수유 목련등과 함께
꽃잎부터 앞다투어 봄임을 알려주는 꽃나무들...
세상에 색깔이 없다면 어떠하였을까 싶어요..
조화로운 색의 어우러짐에, 자연의 섭리 앞에
절로 나오는 감탄사는 그만한 고통뒤에 맛보는 희열의 꽃나무들에게
한껏 주어도 모자랍니다..
새벽예불을 마치고 나오는 포교당 정원의 아주작은 꽃나무가
통통한 진분홍 꽃망울을 선뵈이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피어있는 꽃들은 너무 아름답습니다.
내 눈은 그 아름다운 모습 하나하나를 모두 담고싶어 합니다.
봄을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화사한 봄의 사치 속에
어김없이 행패를 부리는 바람이 얄밉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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