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것은
시간마다 생각에 절여진
이름 한 줄에 힘을 주면
해지는 골목길에서도
바람처럼 비틀거리지 않는 것이다
달 가는 길섶에 풀잎 떨리는
소음이라도 부르면 환히
발등 적실 옛 손길은
때 묻은 행주치마에 감쌓인
정붙이
갈수록 윤기나는 말투로
구겨진 한숨 펴고 접는 넉넉함으로
오늘 밤 하늘엔
별 몇개 더 달아 놓고
앵두빛 숨을 쉬고나면
아침마다 달아오르는 빛이
더 그리워지는 것이다
구만리 실핏줄 엉키듯
네 속에 내가 흐르고
내 속에 네가 움틀거리는 소망으로
이승의 깊이를 더듬거리며
오는 지 가는 지는 몰라도
한 번의 눈빛을 위해
촛점을 맞추어 가는 것이다
그리고 기다림으로
아름답게 익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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