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친정엄마를 모셔다 드리려고 부산엘 갔다왔다.
올해는 저번 아버지 돌아가신후 잠깐 들렀다 가신다음
두번째다.
올 여름에 고추 말린게 날씨 때문에 글고 온전히 태양초
만들겠다고 한 번 찌지도 않은 덕분에 고추가 좀 많이
상했기 때문에 그걸 봐 주시겠다고 오셨었다.
올해 벌써 70이시다. 그래도 딸이 그러고 있다니 답답하신듯
봐 주러 오셨다.
제대로 효도 한번도 못해 드렸는데 매일 걱정만 끼친다.
친정 엄마덕에 고추는 그럭저럭 살아나서 부산가서 빻아다
놓았다.
온천에서 목욕을 할때 엄마는 이제 더이상 옛날의 엄마가
아니셨다. 몇년전만 해도 내등을 밀어 주시겠다고 하신 엄마
였는데 이제는 나한테 몸을 맡기셔도 아무말씀도 안하신다.
그만큼 힘이 부치시는 거겠지.
남편은 더 계시다 가시라고 하였지만 난 그만 모셔다 드린다고
하였다. 난 엄마가 부산에 계시는게 더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거기엔 친구도 많으시고 매일 찜질방이나 할머니들 모아놓고
물건 파는곳 저녁엔 모여앉아 치매예방 고스톱치고 막내아들
밥해주고 그렇게 활발하게 사셔야 덜 늙으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산가는 5시간동안 바깥풍경에 마지막 단풍모습에 소녀처럼
좋아하셨다. 저기는 잡나무가 많아 산이 많이 울긋불긋한거다
저 노란 은행잎좀 보라 . 어쩜 저렇게 샛노랗나 하시면서...
얼마전만 해도 친정아버지랑 같이 다니셨는데 난 살그머니
눈물이 났다.
엄마를 집에 모셔다 드리고 웃으며 손 흔들고 왔지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멀리서 손 흔드는 엄마가 애처럽게 보였다.
난 그냥 엄마와 살고 싶었다. 옛날처럼...
엄마 부디부디 오래사셔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엄마가 오래 사시길 비는일 밖에 없는것
같다. 더 오래 내 곁에 머물러 주시길 소원합니다.
사랑합니다. 엄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