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ey네 둘째.....
씨애틀 이야기 2007/02/25 14:22   http://blog.azoomma.com/nayamina/242738

오후 12시 45분경...

 

씨애틀의 칸트(?)라는 닉네임이 잘 어울리는 우리집 작은녀석의 방과후 정확한 귀가 시간이다.

 

올 6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녀석이 작년엔 눈코 뜰새없이 바쁘고, 치열하게 공부하더니 대학입학 허가를 미리 받아 놓은 요즘 아주 랄랄롤롤(?)이다.

 

미리 미리 필요한 학점들 다 따놓은 학생들에게서 보이는 이러한 모습이 그리 낯설지 않은 것을 보니 어느덧 나역시 이곳 교육문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는갑다.

 

그저 아들녀석이 "senioritis" 라는 증세(?)만 나타나지 않기 바랄뿐.....

 

(시니어라이터스란?   한국과는 달리 4년의 고등학교 생활을 하게 되는데....

 

어리버리, 군기 바짝 들어 입학하는  9학년을 시작으로....

자신의 진로를 어느 정도 정하고 서서히 입시를 준비하는 10학년을 거쳐....

대학 수능시험이라는 SAT와 중요한 에세이를 위한 필사적인 사투를 벌여야하는 가장 중요한 11학년을 마치고...

원하는 대학에 원서를 보내면서 조금씩 느슨해지는 12학년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렇게 대학 입시 준비로 긴장하며 공부하다 대입 확정이 어느 정도 끝나는 12학년에 찾아올 수 있는 달콤한 유혹(?)으로서..... 

겉잡을 수 없는 해방감으로 학과 공부는 물론 학교생활에 소극적이고, 흥미를 잃어가는 증세라 할 수 있다. 

 

이런 증세(?)가 심해서 마지막 12학년 때, 성적을 유지하지 못하면 대학 입학이 취소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간단히 말해 X배짱으로 먹고 놀자! 하는 심보로 마지막 고교생활을 하는 무지하게 게으른 졸업생들.... 

 

특이한 건, 이 'senioritis' 란 단어가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사용한다는 것을 보면 아마도 교육 시스템이 비슷해서란 생각을 해본다.)

 

그래도 이렇게 남편보다 훨 일찍 귀가는 녀석과 함께하는 요즘 감사하고 만끽해야겠다.    아들녀석들 품안에 자식이라고 했으니깐......

 

(허긴....

남편은 '미워도 다시 한번하는 사랑!'이요....

아들은 '희미한 옛사랑! ' 이고.....

딸은 '영원한 내 사랑!' 이니.....

며느리는 '얄미운 내사랑! 이라....

라는 세태를 풍자한 이야기가 떠도는 요즘....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암~~~)

 

'둘째아들'....

 

어미인 내가 큰아들보다 조금은 더 많이 너그러워질 수 있었던 자리.....

큰녀석에 비해 기대치가 낮아서라기 보다는 '맏이'를 통해 웬만한 것들은 이미 다 경험해 봤기 때문에 둘째들은 별로 새로울게 없었던 것 같다. 

 

그런 나의 둘째가 요즘 부쩍 한국 가요를 들으며 흥얼거린다.

사실 그동안 우리 아이들이 자라왔던 환경이 한국 청소년(?) 문화를 쉽게 접하지 못했을 뿐더러 주변에 그 흔한 한국학생들도 드물었기에 녀석이 한국가요 랩을 흥얼거린다는 것이 참 신기하고 대견스럽다.....

 

아마 지난 여름방학동안 서울에서의 특별했던 시간(?)들이 녀석을 변하게 한 모양이다.

 

불과 몇 해전만 해도 녀석의 서울 방문은 특별한 친구들이 없기에 늘 올망졸망 어린 사촌들과 보내는 시간들이 대부분이였고, 때론 어른들의 수다 속에서 몇시간씩 꽂아놓은 보릿자루 마냥 앉아있어야 했던, 지루하지만, 견딜만한 고문(?)이였는데....

 

지난 여름엔 지인의 도움으로 영어 알바를 하며 '선생님'이란 직분으로 기분 좋은 대우를 받아 보기도 했고....

서울시내 거미줄 같은 지하철 노선을 꿰 뚫고 교통카드 한장으로 안다닌 곳 없이 다녀보고....

이곳에선 흔치않은 최신형 핸폰과 DMB의 매력에 흠뻑 빠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대한민국 특허상품(?)이라 할 수 있는 BBQ 치킨과 사랑(?)에 빠져버리기도 했다....

 

 (KFC치킨과는 절대 비교할 수 없는 우리나라 고유의 맛 BBQ 치킨! 이라나? 뭐라나???  허긴~~ 뉴스에도 우리나라 양념치킨이 강한 중독성이 있어서 한번 맛은 영원한 맛이라는 소식도 있었지만..... )

 

아마 본인 스스로 스릴있게 체험하면서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서서히 이해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기특하게시리....

이제 조금은 삶의 '선'과 '악'을 구분하며 아주 조금은 삶의 예상치 못하는 수많은 '유혹'들 절제할 수 있는 능력의 싹(?)이 돋아나고 있지 싶다. 

 

솔직히 녀석들이 자라오면서 아주 고지식하고 유별난(?) 즈이 엄마, 아빠와의 가치관(?)의 차이로 답답하고 속상했을 적도 많았을텐데.....

요즘 문득 문득 잘 키워줘서 고맙다는 녀석의 진지한 말을 들으면 가슴 전체가 뜨거워지는 건 무엇일까?

 

이제 대학입학을 앞둔 녀석이 지금의 그 느낌 그대로 살아가면서 바탕이 될수 있는, '한국인이란 존재감(?)'으로 잘 헤쳐 나가주길 바랄뿐이다.

 

그동안 남편과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하나씩, 하나씩 쥐어 준 '연장'들....

 

그 '세상에 필요한 연장(?)들'로 각자 인생의 집(?)을 지어가면서 아주 요긴하게 사용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이제 더 이상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독립을 앞둔 작은아들은 물론 씩씩하게 잘 살아나가고 있는 내 큰아들에게 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