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야, 웬수야?.....와의 인연
씨애틀 이야기 2007/02/21 03:51   http://blog.azoomma.com/nayamina/242524

                                                     

 

 

요즘 태어나는 신생아들은 뱃속에서부터 인터넷을 다룰 줄 알고 태어날 것 같은 엉뚱한 생각이 들 정도로 세계를 하나로 묶어주는 '그것'의 위력은 참 대단하다.

 

나역시 언제부턴가 그 대열에 끼어 들면서 인터넷을 기웃거리길 몇년째..

 

타국에서의 삶이 버겁다기 보단 외로움을 느끼게 되었던 그 때, 우연찮게 들여다 본 아줌마 닷컴의 세상...

 

아마도 '토크 토크'에서 고부간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어느 여인의 넋두리에 너무 안타까워 첨으로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내 생각을 전하게 되었던 것 같다.

 

갈등...

 

것도 인간과의 여러가지 모양새의 갈등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보면 천성인지, 나도 모르게 동참하게 되고 처방이라기 보다는 잠시 고통을 덜어낼 수 있는 진통제 같은 그 무엇이 되고 싶었던 적이 많았다, 감히......

 

솔직히 그건 그들을 위하기 보다는 그들을 통해 내 자신을 위로받고, 깨닫고, 반성하게

되는 의미가 더 컸음을 고백한다.

 

그러다 어느날 우연히 블로그 새글란에 올라온 어느님의 글....

제목이 아마도 "저런 아들 둔 적이 없다'였던 것 같다.

 

장성한 아들을 둔 사람으로서 '아들'이란 두글자만 눈에 띄어도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 또한 나만의 못말리는 습관인 것을 어찌하랴....

 

그 블로그의 맨 처음 새겨진 글은 '그림으로 읽는 에세이 고부학'이였고, 그 밑으론 오래전, 길창덕 선생님이 그린 '꺼벙이'란 만화와 같은 분위기의 그림이 한컷 그려져 있었고, 한컷의 만화 밑으론 두어 단락의 길지 않은 글이 씌여져 있었다.

 

짧지만 긴 여운을 주었던 글들....

개인적으로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그림과 글...

 

앞으로 '시어머니'란 감투를 써야할 내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 반가움에 자주 들락거리길 몇주...

 

그방 주인장은 한국의 모 신문에 연재를 하고 계시는 분임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난 당연히 나와 같은 아낙일 것임에 전혀 의심치 않았었다.

왜냐면 그림과 글은 복잡 미묘한 여자, 것도 아줌마의 심리들을 너무나도 잘 나타내 주었기 때문에....

 

가끔 그림과 글을 읽으며 긴 여운을 품고 왕래하면서 그분이 '우리 부부야, 웬수야?'란 책을 내셨다는 걸 알게 되었고, 난 그날로 바로 그 책을 주문했다.

그 또한 그림으로 읽는 에세이 부부학이라 해서 이번엔 두권을 샀다.

그 이유는.....

아직은 멀었지만 내 아들들이 한 가정을 이루기 전에 한번쯤은 반드시 읽어주길 바라기 때문에.....

 

그 책속에 함축되어 있는 그림들.....

그것이 비록 예전의 동전 크기만큼의 탈모(?)가 특징이였던 '꺼벙이'와 같은 분위기의 그림이였을지언정 "ILLUSTRATION" 이란 글자가 주는 의미만큼 많은 메세지가 들어있었기에 두권을 소장할 가치는 충분히 있었다.

 

처음 책이 배달된 그날 하루만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그리 버겁진 않았지만 요즘 한 페이지씩 다시 읽으며 내 방식대로의 생각 주머니를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비록 저자가 내가 상상한 중년의 아주머니가 아니고 60대 중반을 넘으신 백발의 장발 할아버지(?)란 사실이 아직도 충격적이지만 이미 인터넷 한복판에서 '부부학'이란 1라운드 난상 토론을 마치고 지금은 '고부학'이란 2라운드를 준비하고 계신 그 선생님과의 인연은 내 개인적으로 참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주부 경력 21여년 내내 주방에 늘 꽂혀져 있는 여러 종류의 요리책들이 내게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었듯이 이 책 또한 내가  '아내'와 '며느리'와 '딸'과 '시어머니'란 이름표를 달고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귀한 지침서란 생각이 드는건??

아마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는 이유지 싶다....

 

이번주 토요일 결혼하는 사촌여동생에게 한권 사서 전해주라고 친정엄마께 부탁을 하고, 엄마는 물론 엄마네 며느리들에 한권씩 선물 하는게 어떠냐고 권해야겠다.

 

 

(에필로그)

 

예전에 대학에서 마케팅 시간에

그 담당 교수가 쓴 책을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하는지...

그런 그룹 숙제를 내 준 적이 있었다.

 

그때 우린 그 교수가 학생들을 이용해서

자기의 책을 마케팅하려 한다는,

순수하지 못하다는 탄원을 학장에게 낸 기억이 난다.

 

그땐 분명 순수하지 못했다.

강한(?) 선생과 약한(?) 제자들이였기에...

 

하지만...

난 이 책의 저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밝혀두고 싶다.

그저 내가 읽었던 좋은 책들을

소문내고 싶을 뿐....

 

내가 소문 듣고

'혼불'을 읽듯....

'내 이름은 빨강'을 읽듯....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