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사막의 삭막함과 고요함을 동시에 느끼며
처음 생활터전을 잡았던 이곳,
선인장 마을....

남편의 직장 관계로 우리 가족은 이제 떠나야만 한다.
익숙해져 버린 내 생활터전을 옮기기란
그리 쉽진 않지만,
그래도 새로운 곳에 대한 설레임으로 이사를 하기로 했다.

제일 먼저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집을 주택 시장에 내 놓았고,
집앞에 꽂아 놓은 커다란 싸인을 시작으로
이곳에서 부동산 중개인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다.

언제든 바이어들을 맞이하기 위해
현관 열쇠가 담긴 Lock Box를 현관문 손잡이에 매달아 놔야 하는 것도
부동산 중개인의 몫이기도 하고...

집내부 사진을 인터넷 마켓에 올려 놓아야 하고,
동네 속해 있는 학교들의 정보들과
그외 많은 정보를 수집해서 한눈에 볼 수 있는
지혜의 책자(?)도 만들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많은 바이어들의 방문을 유도하는 것이
주임무인 것이다.

반면 집을 팔고자 하는 셀러로서 나 또한 해야할 일들이 많았다.
집안 정리는 물론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실내에서의 맨발 문화(?)가 익숙치 않은 그들을 위해...
)
실내화와 일회용 신발 커버를 챙겨 놓은지
4일만에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생겨 버렸다, 예상치도 못하게....

적당한 협상을 통해 '집이 팔렸습니다'라는
의미의 "Long Gone"싸인을 매달고
우린 이제서야 본격적인 이사준비에 돌입하게 되었다.


포장팀으로 구성된 두사람이 2층과 아래층을 나눠
포장하는 시간만 꼬박 이틀이 걸렸다.

분실을 우려해 귀중품의 일렬번호를 기재하는
25년차 베테랑 아저씨...
내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었던 일은 오직 피자와 서브 샌드위치, 음료수 등등..
열심히 사다 나르는 일 밖에 없었다,
내 살림의 무사귀환(?)을 위해선....

포장이 끝난뒤,
001를 시작으로 번호가 붙여진 많은 박스들이 운반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날...
5박 6일의 일정으로 씨애틀까지 싣고 갈 트럭이 도착을 하고....

아침부터 이삿짐을 싣던 트럭의 빗장(?)은 오후에서야
굳게 닫히고 대장정의 길을 떠나 버렸다, 어느새...

텅빈 집에 남아 있는 건....
내 머릿속에 새겨져 있는 추억과 군데 군데 카펫에 눌려있는
가구 자국들....
우린 새주인을 위해 깨끗하게 청소를 하기 시작했고,
마지막 차고의 먼지들을 호스로 씻어가며
이집에 대한 마지막 추억을 장식했다.

예상외로 집이 빨리 팔린 관계로
난 바로 씨애틀로 House Hunting Trip을 떠났고,
3박 4일 동안 다리품을 판 덕분에
사방이 만년설에 쌓인 산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새 주택단지 발견!!!

인터넷으로 대충 그곳의 주택 시장을 파악하고,
위성사진을 통해 동네 주변을 미리 둘러보며
새삼 문명의 위대함에 절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실제의 동네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다.
선인장 마을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씨애틀 동네 모습이
낯설기 보다는 흥미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 아무리 빗속(?)의 도시라 할지라도.....

동네 산책로에 마련된 쉼터의 벤취...
어딘지 동양적인 분위기가 맘에 들어버린 이곳에
이제 막 지으려고 하는 집을 계약해 버렸다, 후다닥....

'SOLD'!!!!
라는 싸인을 걸어 놓으므로서 모든 계약은 완료 되었고,
7월 말 완공되는
새로운 보금자리에 대한 부푼 희망을 안고,
작은 녀석이 대학을 가는 일년 뒤,
남편과 나에게 찾아올 그 시간이 오면
이제는 아주 제대로
성숙하게 살아보련다, 정직하고 성실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