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마을...
선인장 마을 이야기 2005/11/14 06:04   http://blog.azoomma.com/nayamina/210693

 

달력은 어느새 11월의 고지(?)를 넘으려 한다.

 

강렬했던 이 사막의 태양에게도 겨울(?)이 왔는지 뜨거웠던 열기가 조금 수그러든 모양이다.

조금씩 늘어나는 차량들...

아마도 snow bird 라고 불리우는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이 선인장 마을에 모여들고 있기 때문인가 보다.

 

매일아침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

대학간 아들넘의 모닝콜(?)에 하루를 시작하게 된 올 가을은 예전의 내 가을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따뜻한 사막겨울에 익숙해져 있던 아들넘이 유난히 추위를 타고 있는 모양이지만 나름대로 분위기를 만끽하는 듯.....

 

여기서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단풍들...

흐린 하늘에서 촉촉하게 내리는 겨울비....

 

간간이 그 분위기를 전해주려는 아들넘의 애절한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분명 녀석은 연애를 하고 싶은 모양이다.    짜식~~~~ 

 

기숙사로 들어간 첫 두어달은 독립된 공간과 생활로 자유로움에 대한 흥분으로 지내더니 이젠 서서히 그 자유로움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는지 '집'이 그립단다.

 

그렇게 집을 그리워하는 아들녀석의 부재외에 별다른 변화없이 나의 11월은 다시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서서히 한해를 마무리 해야한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난 유난히 기쁜 맘으로 보내게 되는 요즘이기도 하다.

 

그건 올 한해를 돌이켜보며 진심으로 감사를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줄 선물을 천천히 준비하는 내 유일의 행복한 시간이기도 하니깐.....

 

작년 이맘땐 거의 서너달에 덜쳐 만들었던 '기도하는 손'이란 십자수였는데...

 

같은 작품을 여러번 반복해서 수를 놓아야 하는 지루함이 있었을지라도 받는 사람에 대한 행복한 얼굴을 기대하며 짬짬이 수 놓았던 그 귀한 시간들....

 

한귀퉁에 보일둥 말둥 새겨놓은 내 이름이 받는 이보다 주는 사람으로서 더 많이 느꼈던 뿌듯함...

 

역시 선물은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큰 모양이다.

 

요즘 난 또 그 기쁨(?)을 만끽하며 지내고 있다.

감사를 전해주고 싶은 이들이 내 열손가락과 발가락을 훌쩍 넘겨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위해 멋스러움을 강조하기 보다는 가장 실용적인 아이템이란 생각으로 커다란 쇼울을 뜨기로 했다.

 

전문가가 아니였기에 처음 몇번을 떴다가 풀기를 여러번....

 

그래도 하나 둘씩 완성되어 곱게 접어놓은 그것들로 내가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내 비록 어떤 이들처럼 연말 선물을 위해 큰 경비를 지출할 수 없지만 우리집 쓰레기를 치워주는 그와 우편물을 배달해 주는 그 할아버지에게 작은 초콜렛 상자로 올 한해 역시 평범한 행복에 대한 감사와 기쁨을 나누련다, 나만의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