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 돌아보니(15)....
뒤 돌아보니 2005/10/07 11:47   http://blog.azoomma.com/nayamina/206880

 

 

 15년이란 숫자만큼 알게 모르게 슬그머니 붙어버린 살들이 늘어지려 하는 중년(?) 아줌마로 가는 그해 여름 끝자락....

 

아이들 방학기간 동안 서울 친정에 다녀와 다시 헤어진 가족에 대한 사치스러운(?) 그리움으로  개학을 기다리는 녀석들과 지루하게 보내고 있던 어느날....

 

하루 소모해야 하는 아들넘들의 에너지를 감당하기엔 '집'이란 곳은  턱없이 부족한 공간이었다. 

하나(?)를 쓰면 둘(?)이 생겨나는 무한한 그 녀석들의 에너지를 위해 결국 남편이 회사내에 있는 헬스클럽에 가입을 해 주었고 난 얼떨결에 아이들과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구석 구석 꽉 박혀있는 내 살들과 함께....

 

하루 일과중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함께 했던 녀석들과의 농구, 스쿼시, 여러 종류의 헬스기구를 이용한 운동.....

칼로리 소모가 적지 않은 운동임에도 불구하고 절대 지치지 않았던 난, 항아리(?) 몸매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젊은(?) 아줌마의 강력한 스태미너을 발견한 것 같아 뿌듯함이 생겼다. 

 

곧 아이들이 개학을 했고, 아이들과 함께했던 운동시간은 자동으로 나만의 운동 시간이 되었다.

혼자만의 운동은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았다.

그냥 내 하루중 또하나의 습관이 되어버린 나만의 운동이 어느날 무심코 쟀던 내 몸무게의 수치를 저만치 뚝 떨어뜨려 놨던 것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

 

태어나면서 부터 운명의 통통녀(?)였던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 날씬녀(?)를 향해 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나의 유난히 얇은 귀(?)로 인해 안해본 다이어트가 없었는데.....

 

이번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의 살들은 서서히 뚝뚝 떨어져 나가고 있는 것이였다.

그 때 내 변신(?)을 계기로 난 운동 매니아가 되었고, 예찬론자가 되어 가까운 이들의 변신(?)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사실 아줌마로서 외모의 대단한 변신(?)은 삶에 또다른 자극을 주었고, 희망을 주었고, 또 다른 용기와 배짱을 주었고, 예전과는 색깔이 다른 자신감(?)을 주었다.

줄어드는 저울의 숫자만큼 가정에서의 아내와 엄마의 역할은 더 활기찼고 씩씩했다.

 

그해 겨울...

친정 아버님의 환갑으로 아이들과 짧은 친정나들이를 하게 되었던 난, 내 변신(?)에 대한 그들의 놀라운 반응을 기대했고, 부러움을 기대했건만..... 쩝~

너무나도 많이 변해버린(?) 내 모습에 부러움은 커녕 걱정어린 눈빛으로 보았던 친정 식구들...

혹 남편이 속 썩이는거 아니냐.....는 친정엄마의 귓속말(?)이 왜 그렇게 웃겼던지....

 

허긴 갑자기 10Kg 이상 빠졌으니 내가 만족하고 있는 그 행복(?)과는 상관없이 축~ 쳐져보이는 빠지고 남아있는 괴상한 살들이 축하와 부러움 보다는 걱정들을 하게 만들었던 모양이다.. 쩝~  

 

(여기서 잠깐!!!!

다이어트의 원조(?) 진실..... *^^*

그 어떠한 방법들보다 운동이 기본이여야 한다는 것....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이기에 인내가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중요한 건...

내 자신과 싸워내야 한다는 거......

-선천적으로 살이 찌지 않는 사람들을 제외한 모든 아줌마들은 이 세가지를 목숨(?)과 같이 생각해야 함 -)

....

'인내'........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에서 '내 안의 나'와 싸우면서 '인내'를 배우고, 그것에 대한 보상으로 우리는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세상의 진리(?)를 이 작지만 커다란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던 99년은 내 육체에게 봄날(?)을 가져다 준 해였다.

 

2000년......

세상을 흥분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밀레니엄 시대를 맞이하면서 자연스럽게 살과의 전쟁(?)에서 만족을 느끼며 어느정도 벗어나게 되었고, 그와 동시에 우리 가족의 달라스 생활도 마감했다.

 

남편의 연구소가 아리조나 투산이란 작은 도시로 이전을 하게 된 관계로 우린 또다시 이삿짐을 싸야만 했다.

이미 익숙해져 있던 달라스에서의 잔류를 희망하던 남편이 비행기로 라스베가스 가는 것보다 언제든 차로 다닐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한 투산에 잠깐(?) 살아도 괜찮을거란 내 나름대로의 합리적인 이유에 동의를 하게 되었다.

 

사실 시어르신들의 건강이 하루가 다르게 안좋아지고 계셨기 때문에 남편과 난 서로 내색은 하지 않았을 뿐.....

마음은 온통 걱정으로 가득차 있었으므로 거리상 먼 달라스 보다는 훨씬 가까운 아리조나주에 있는 도시이기에 선택한 Tucson의 선인장 마을......(비록 차로 8시간 거리이긴 하지만....)

 

사막도시 중의 하나인 투산은 라스베가스에 살았던 경험으로 그리 낯선 날씨는 아니였지만 이 작은(?)도시가 주는 답답함(?)은 클거란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살면서 이 도시가 주는 장점은 의외로 많아지고 있었다.

깨끗하고..

조용하고...

뜨겁지만 늘 화창하고....

터프한 텍사스 사람들에 비해 온순하고....

무엇보다 뭔가 여유로운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우리는 새로 지은 집의 페인트 냄새가 채 마르기도 전에 라스베가스 시어른댁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8시간 이상 달리는 길가에 핀 들꽃들을 보며 아름다움을 감상했고, 무엇보다 이렇게 언제든 엄니를 만나러 갈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이제사 맘의 빚을 조금 갚는 느낌이 들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우리의 모든 휴가철 목적지는 라스베가스가 되었다, 자연스럽게...

 

남편이 내 부모님께 그러(?)했듯이 나 또한 부모님들 자주 뵙고 함께 만드는 시간속 추억이 젤 큰 효도라는 생각에 적어도 2주에 한번씩은 다녔던 것 같다.

왕복 16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비행시간 3시간보다는 마음의 부담(?)이 없었으니깐...

 

우리 가족의 잦은 방문으로 엄니의 웃음소리는 커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커다란 웃음소리가 한순간 슬픔으로 바뀌게 된 한통의 전화(?)로 난 16년차 아줌마, 아닌 이제사 제대로 된 성인(?)이 치뤄야 할 인생숙제(?)를 해야만 했다, 아무런 준비없이.......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