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 돌아보니(11)....
뒤 돌아보니 2005/10/02 13:02   http://blog.azoomma.com/nayamina/206452

 

 

96년이란 새해는 전투(?)에 지쳐있던 우리 부부에게 주어진 휴전(?)을 위한 기회의 해이기도 했다.

 

이미 세상 물이 들어버린 마누라가 제자리로 돌아오기엔 시간이 꽤 걸린다는 걸 안 남편은 더 이상 조급해 하지 않으며 조금씩 인내를 갖기 시작했다.

그리곤.....

내게 더이상 '요구'라는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고, 또 나의 기권(?)도 받아내지 않으려 했다.

아마도 미운넘 떡하나 더 주기로 한 모양이다.

 

유난히(?) 청개구리 심보(?)인 나의 마음은 그 떡(?)으로 인해 움직이고 있었다....

 

포기인지 아님 너그러움인지 알 필요는 전혀 없었고,  그저 남편의 불평 불만이 귀에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난 슬그머니 예전의 내 위치(?)를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비었던 예전의 내흔적(?)들이 여기 저기 구멍(?)이 나 있었지만 선뜻 메우려는 용기는 생기지 않았다.

 

3년을 넘긴 직장생활도 많이 익숙해졌고 매니저란 자리에 대한 욕심(?)으로 난 남편 뜻대로 지금 당장에 그만 둘 수 없음을 고백했고, 대신 최선을 다해 보리라 약속을 하며 지냈던 그해 어느날.....

 

두 아들 녀석의 잠자리를 챙겨주던 주중이지만 나의 휴일(?) 저녁, 큰녀석이 조심스럽게 독백(?)을 한다......

 

카지노에서 엄마가 일을 해야만 우리가 잘사는 거냐고....

잠든 사이 엄마가 카지노에 있는 마피아(?) 아저씨들로 인해 고통을 받는 악몽(?)을 꾼다고.....(아마도 영화를 많이 봐서인지 카지노엔 시가를 물고 있는 마피아 아저씨들이 많다는 생각을 한 모양이다, 아이답게.. 쩝~)

가끔 새벽에 들어오는 엄마가 교통사고 나는 상상을 하게 된다며....

낮에 잠 안자는 엄마랑 놀이도 하고 숙제도 하고 싶다고.....

그리곤....

딜러 그만 두면 안되겠냐고.....

...

....

딜러가 좋냐고 물었던 녀석의 얼굴에선 또래(?)만한 웃음을 찾을 수가 없었다.

짧았지만 내 아이는 오랫동안 숨겨놓았던 고통(?)들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그렇게, 그렇게.....드러내고 있었다, 내 가슴을 갈기 갈기 찢으며.......

 

난 그제서야 내 아이들이 웃고 있는지, 울고 있는지, 기뻐하는지, 슬퍼하는지.....

그들의 얼굴에 새겨지는 표정 하나 하나를 보려했지만 볼 수가 없었다.

그건 분명 내 속의 괴물(?)이 그 아이들의 그림자(?)까지 삼켜 버렸기 때문이였다. 쩝~

 

세상 탐욕에 물 들었던 어미가 이제사 흘리는 눈물을 내 아이들이 용서해줄까???

 

며칠동안 난 내게 닥친 이 절실한 현실적 고민(?)과 갈등, 그리고 남편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던 그 잘난 자존심과 소리없이(?) 싸우고 있었다.

(나는 누구이며, 왜 살고 있으며, 누굴 위해 살아가고 있는건가?...

아내란 누구이고, 엄마란 누구인가?...

제법 삶의 철학적인 고민들로 이제사 체험하게 된 가정에서의 정체성(?)  혼란......

 직장에서의 휴식시간에 읽은 책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생겨버린 수많은 질문들....

그런 고민과 갈등들은 지금의 내가 있겠끔 만든 첫 이정표(?)였던 것이다..... )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은 내게 대학편입을 권유하는 비장의 카드(?)를 내밀었다. 

3학년과 1학년이 된 아이들을 위해서 그렇게 해달란다....

커가는 아이들에게 딜러로 일하는 세상(?)엄마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같이 고민하는 가정(?)엄마가 되어 달란다...

 

주저하지 않았다, 스스로의 결정이 힘들때 상황(?)이 결정을 대신 해주었듯이.......

 

늘 내게 닥친 변화에 대한 선택들을 그리 오래 끌지 않는 나였기에 그 때 또한 대학편입이란 고급스러운 미끼(?)로 인해 내린 나의 결정은 역시나 간결했고 신속했다.

(비록 눈에 $ 가 아른거린 만큼 사직의사를 밝히기까진 많은 용기(?)가 필요했었지만서도..... 쩝~)

 

파트 타임으로 라도 일하지 않겠냐는 입맛 당기는 요구에 내가 당당하게 거절할 수 있었던 건 그동안 버려(?)두었던 남편과 내 아이들이 있는 가정을 온전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리모델링(?)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나의 선택은 빨랐고, 편입 절차도 빠르게 진행되어 University of Nevada Las Vegas, 신문 방송학과 3학년으로 편입하게 된 '아줌마 대학생'으로 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그해 가을, 11년차 아줌마의 무모하고 끝없는 도전은 학생신분(?)만이 느낄 수 있는 젊은 열정으로 다시 캠퍼스를 누리게 된 행운(?)과 함께 설레임으로 시작되었다.      

학적부 보호자(?) 란에 내 부모(?)의 이름 대신 남편(?)의 이름을 기재하며.........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