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 돌아보니 (5)...
뒤 돌아보니 2005/09/26 03:12   http://blog.azoomma.com/nayamina/205727

 

 

아줌마 경력 5년...

'5'라는 숫자의 생김새처럼 들떴던 신혼의 달콤한 느낌은 사라지고 생활의 노련함이 하나 둘씩 안정되어 가며 행복이 늘어가던, 한국 생활에서의 두번째 해...

 

무엇보다 한국에서의 나와 내가족의 존재는 입대한 오빠와 유학을 떠난 동생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친정 부모님이 느꼈을지도 모르는 허전함을 대신하기에 아주 충분했다.

같은 하늘아래 있는 친정이 주는 든든함은 남편이나 아이들이 절대 줄 수 없었던,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그 무엇....

 

나와 내 친정 부모님이 만끽했던 그 행복은 시샘없는(?) 시엄니의 배려가 아니였으면 절대로 가능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난 아들을 낳고서야 알 수 있었다, 어리석게시리....  

 

남편과 친정 식구들하고의 정신적 교감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자꾸 맘에 걸렸던 시부모님을 위해 난 아파트 평수를 늘리려고 아둥바둥 대는 어떤이들과 달리 대신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시작했다, 또다른 의미의 연중행사로...

(그래야 공평하니깐....  남편이나 나나....*^_^*)

 

이렇게 가고 있는 시간속에 슬그머니 아줌마 중급반(?)에 들어서면서 더 이상 설탕대신 소금을 넣는 실수(?)도 하지 않게 되었고, 차츰 나의 도마위 칼질 솜씨가 노련해지고 있던 어느날....

모 방송 요리 프로그램의 스태프로 일하고 있던 대학 동창생의 요청으로 방송출연을 하게 되었다.  김형곤의 '요리는 즐거워'라는...  

(예나 지금이나 방송이란게 순전히 지들 끼리끼리 북치고 장구치고... 그러니 나같은 사람한테까지 인맥이 어쩌구 저쩌구..하며 섭외가 들어왔지, 뭐....Θ_Θ)

 

그 프로 촬영 진행상 간을 제대로 맞출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음식을 오버하며 칭찬하는 그 진행자의 노련한(?) 솜씨에  나 역시 어쩔수 없이 그의 공모자(?)가 되어 촬영을 마치게 되었다.

(하하호호~  맛이 기가 막히네요~~~  하는 그 한덩치(?) 진행자의 넉살은 촬영이 끝난 뒤엔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제기랄~~)

 

아마 그 계기로 난 모든 연예인들의 타고난 끼, 그 속엔 보이지 않은 철판(?)과 몸에 밴 습관의 방송용 멘트들이 필수일거란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방송의 비하인드를 알았으니.. 쩝~

 

그 10분짜리 방송 사례비로는 주변의 축하비를 대신하기엔 턱없이 부족했지만 짧은 이 추억을  뚜렷하게 내 '아줌마의 삶' 한 귀퉁이에 곱게 새겨 놓았다.

 

또래보다 이른 결혼탓에 동네 아줌마 동기생들 사이에선 난 늘 막내(?)였다.  

그래도 아들녀석들의 동갑내기 친구라는 이름으로 은근 슬쩍 맞장(?) 뜬 적도 많았지만 그런 날 항상 감싸줬던, 보고 싶은 갑장 아줌마(?)들.... 

 

그들 또한 내 안의 한점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음에 가슴 따뜻해짐이 느껴진다.

 

이렇게 삶의 소소한 변화로 난 배짱좋고, 씩씩하고, 수다스럽지만 조금씩 철이 들어가는 아줌마로 변해갔다.

 

역시 한살이라도 젊은 나이에 '엄마'가 된 나는 유모차에 태운 작은 녀석과 한손에 질질 끌려 다니는 큰녀석을 데리고 잦은 외출을 하여도 남아 돌았던 그 에너지(?) 덕에 늘 콩콩거렸던 마쵸 아줌마.... 

 

청계천 헌책방에서 사들고 온 동화책 전집의 무게도 가벼웠었고,

궁금해 하는 우리집을 방문하는 손님들 접대에도 지치는줄 몰랐던

아주 젊은 이름의 아줌마....

나이 들어가시는 부모님이 가까이 있어도 절대 아이들 한번 맡겨 본적이 없는

철이 일찍 든 아줌마....

후다닥 자란 아이들을 유치원 보내고, 길지 않을 황금같은 나만의 시간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꿈많은 아줌마....

 

이런 5년차 아줌마의 끝나는 겨울은 유치원 입학을 앞둔 큰녀석으로 부터의 해방에 대한 기대와 또 다른 인맥으로 연결이 되어 시작하게 된 방송 주부 리포터의 활동에 대한 설레임으로 서서히 일탈을 꿈꾸고 있다, 야무지게도....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