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씨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

(2005년 7월 2일)

보고싶은 나의 아들 토니에게…

잘지내고 있지???

엄마가 지난 며칠동안 많이 바빠서 우리 아들에게 편지도 못썼구나.

아빠랑 할머니랑 니콜은 서울에 잘 도착을 했단다…

역시 니콜답게(?) 이곳 미국 식구들은 잘 찾지도 않고 그곳 가족들 만나 무척 행복하게 지내고 있단다…

근데 어제 서울에 간밤에 비가 많이 오고 천둥 번개도 치니깐 니콜이 시차 때문에 늦은 밤까지 자지 않더니 그러더래…

“엄마랑 같이 마미한테 가자고….”

고 녀석이 그래도 날 찾는걸 보니 이 엄마가 몇개월 키운 보람이 있더라, 그치???

그리고 그곳 가족이 그러는데 니콜이 전보다 훨씬 더 많이 안정되고 아주 차분해져 왔다며 고맙다고 하더라…

역시 우리 가족들의 사랑이 그렇게 만들어줬나봐. 정말 기분 좋지???

토니야…

CBT에 들어간지가 일주일째구나…

날씨가 많이 덥지? 여기도 매일 105도가 넘어서 말 그대로 사막의 여름답다.. 그래도 우리 아들이 습기 많은 곳에서 땀 흘리며 열심히 훈련받고 있을 생각을 하니 이렇게 편하게 있는 엄마가 얼마나 미안한지 몰라…

계획대로라면 다음주 수요일에 우리 아들 목소리를 듣게 되겠지?

정말이지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

그곳 생활이 네가 막연히 생각했던 것들과 많이 달랐을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이 다 그런것 같아.

그 어느것도 예측할 수 없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힘이 들다고, 또는 전혀 예상치 않았던 어려움이라 할지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후회하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한, 열심히 헤쳐 나가면 될 것 같아. 그치?

물론 세상엔 힘이 들다고 금방 포기하는 loser(니콜의 얼굴 표정!!! 생각나지?? (l~o~s~e~r~~~ *^^*)들이 많지만 적어도 우리 토니는 의지가 강한 아들임을 이 엄마는 믿고 있단다.

넌 잘 할 수 있어!!!!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힘이 들더라도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값진 고생을 한다고 생각하면 한결 나을 것 같아. 알았지?

아들아~ 사랑하는 아들아~~

네가 없는 이 집이 많이 허전하지만 가끔씩 너가 네 방에서 공부하고 있는 착각도 들때가 있더라.

늘 그랬듯이 넌 네 방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었잖아, 그치? *^^*

그리고 또 가끔은 네가 그냥 어디 캠프에 잠깐 다니러 간 것 같고..*^^*

아빠도 잘 계시니깐 걱정마. 사실 너의 빈자리로 젤 많이 서운해 하는

사람이 바로 아빠란거 잘 알지? 넌 아빠 인생의 전부였거든… 너도 이담에 아이를 낳으면 알겠지만 아빠들은 첫아이한테 유독 정이 많고, 엄마들은 내리 사랑이라고 막내들에게 정이 많은 편이거든… *^^*

앤디가 요 며칠 집안 대청소하는데 고생을 많이 했어. 이젠 다 끝나고 앤디가 책상에 앉아 공부하면 엄마도 같이 방에 앉아 이렇게 편지도 쓰면서 앤디한테 더 신경을 쓰고 있으니깐 너무 염려하지마…

그리고 형인 우리 토니가 훌륭한 길을 가고 있으니깐 앤디도 꾀는 부리지 못할거야… 그치?

엄만 요새 우리 토니와 니콜의 빈자리가 너무 커서 아직도 실감을 못하고 그냥 가슴 한구석이 멍한 느낌이지만 곧 익숙해질거니깐 엄마 걱정도 너무하지 말고.. 알았지?

네가 언제쯤 편지를 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앤디 말에 의하면 너가 우표를 챙겨가지 않아서 어쩜 편지를 못쓰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더라. 흠~

여하튼 첫통화에서 얘기하자.. 알았지?

어디 아프지 말고, 음식 잘 먹고, 스트레스 받았다고 너무 예민해하지 말고, 신경질 부리지 말고… (에고~ 역시 엄마의 끊임없는 ‘하지말아라..’ 라는 잔소리다. 그치? 미안…)

토니야~

아무쪼록 몸 건강하고, 매 순간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멋진 생도가 되길 늘 기도할게…

엄마가 많이 사랑해.. 그리고 정말 보고 싶다...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