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지기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 ||
| ||
사랑하는 나의 친구들에게......
미경이 멜도, 재은이 멜도 모두 잘 받았다....
미경이 멜 받은 이곳의 지난 일요일 오후, 나 역시 재은이처럼 원, 투, 쓰리...의 긴 답장을 썼었는데 급한 일이 생기는 바람에 임시 보관함에 저장해놨다가 며칠이 지난 오늘은 죄다 지우고 다시 쓴다, 이렇게.... 왜? 재은이랑 이하 동문이걸랑.....
미경아~ 이론적으론 다 아는 삶의 지혜가 원래 실제로 적용하는게 쉽지 않은거란다, 그치?
오늘 아침 프로에서 칠순의 노부부가 공동 취미인 스포츠 댄스하며 젊어선 '돈'을 벌러 다녔지만, 이젠 '건강'을 벌러 같이 다닌다는 아름다운 모습을 봤어.... 덕분에 미경이네 이담 노부부의 모습도 떠올리면서 말이야..
세상에 많은 일들로 웃고, 울고, 걱정하고, 행복해 하고.. 뭐 그러면서 사는거 아닐까?
재은아~ 보내준 사진 잘 봤어.... 똘똘한 수정.... 근데 일구는 어디있니? 수정이가 바이올린도 하니? 역시 욕심이 많다고 하더니 큰일(?)내고 있구나, 수정이가....
결국 아이들 중국으로 보내기로 했군.... 흠~~
어쩜 난, 나와 너무 다른(?) 널 늘 보면서 대리만족이란걸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감히 내가 가지 못하는 삶을 가까이서 바라보며 대신 느끼며 말이야... 참 대단하다, 너....
교육계에 있는 너희들보다는 잘은 모르지만 내가 봐도 우리나라 교육에 분명 문제가 있는 것 같긴하고, 많은 아이들이 독립적으로 유학도 가는데 그나마 일구랑 수정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가 함께 있으니 다행이긴 하다, 그치?
내 개인적으론 아이들한텐 지금의 시기가 가장 적기라고 생각해.... 너역시 많은 시간 고민하며 최선의 선택이였을테니깐 다 잘될거다.... 너무 걱정마...
명옥아~ 매년 귀성객들로 가득찬 고속도로 소식을 여기서 접할때면 늘 네 가족이 생각이 나더라. 몸이 아프면 생각(?)들과 남의 대한 배려(?)와 이해(?)들도 건강치 않게 되는 것 같아... 힘들더라도 늘 좋은 생각들로 지내길 바래....
여긴 구정의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그야말로 평범한 2월의 하루다...
그래도 한국서 가져온 달력에 빨간색 날짜이기에 어른들께 전화로 인사를 챙기곤 명절이면 스트레스 받을 '며느리'라는 올케들에게 사탕발림(?)의 안부를 전했다.
근데 오빠네 초등학교 1학년인 작은 아들넘(고게 아주 인물이걸랑???)의 반항(?)으로 한바탕 전쟁을 치룬 울 큰올케 한숨이 땅에 꺼져라 하더라.
고녀석이 맨날 자기 미국 가고 싶으니깐 자기좀 데려가라고 날 못살게(?) 굴었는데 어젠 느닷없이 자기한테 자유를 달라고 했단다... 자긴 미국이나 영국가서 영어 배우고 싶으니깐 혼자 보내달라고....
오빠가 주재원으로 이번 16일날 중국으로 아예 먼저 들어가고, 집 알아보는대로 식구들이 죄다 들어가야하는 상황이라 중국에 가는것도 유학이라고 고녀석한테 설명을 해줬더니 중국은 싫고, 미국이나 영국에 보내달라고 떼를 쓰더랜다....
순간 다혈질인 우리 부부와는 달리 울 오빠네는 인내심이 많은 부부라 나름대로 애한테 우아하게 설명이란걸 했는 모양이더라... 그래도 안먹혀 들어가니깐 오빠가 고집피면 맞는다! 했더니 고녀석 왈, '때리세요!!'하면서 대꾸....
이게 시작으로 입씨름이 한창 오고가다 '너 키우기 힘드니깐 너 나가!'했더니 고녀석 자기 방으로 들어와 배낭에 옷 두벌 넣고, 오천원 들고 나간다고 나오더란다...
당연히 그집 부부 황당했겠지.... 그러다 죽도를 들고 몇대 맞을래 했더니, 아주 당당하게 '5대 때리세요!' 그랬단다... 결국 죽도로 3대 맞고 주저 앉더니 잘못했다고 했다나????
나원참~~ 고녀석이 다른애들과는 좀 다른 구석이 있긴 하지만 정말 감당 못할 것 같더라.... 쩝~
근데 그게 내가 서울만 갔다오면 느끼게 되는 요즘 아이들이란거야.... 애들답지 않게 당차고, 겁없고, 어른 어려워할 줄 모르고.....
우린 요즘 독립(?)을 눈앞에 둔 토니녀석과의 신경전이 일고 있긴 하지만 성인이 된 녀석과의 신경전은 말이라도 통하지.... 아직 그렇게 어린녀석들과의 신경전은 말도 안통하고, 고집스럽게 나오면 당할 부모가 어디 있겠니? 그치?
그런 얘기 전해 듣고 맘 상한 그집 부부의 심정도 이해가 가면서 많은 생각이 들더라..
18년, 애 키우면서 느낀거지만 자식 양육, 그거 정말 쉬운게 아니거든....
며칠전 토니 학교, 밴드부에 같이 있었던 친구 한명이 자살을 했어... 흠~ 좀 내성적이였던 애였지만 모두에게 충격이였지... 원인은 본인이외에 알수 없는거고..... 자실하기전 그렇듯이 자기 죽음을 암시하는 말을 다른 친구한테 했다고 하더라....
그 아이 부모와도 밴드부 봉사 열심히 하면서 겉으로 보기엔 그저 평범한 아이였고, 가족이였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슬픔을 모두에게 남겨주고 갔다....
결국 자식의 모든 미래의 좌우는 세상에 태어나게 하고, 양육해준 부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이 그저 바라보고, 느껴보고, 만져보고 하는 곳이 '가정'이기에 말이야... 난 그래서 '가정'이 젤 건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흠~
'가정'을 만들면서 일원이 되는 남편과 아내와 아이들.... 모두 각자의 삶이 있겠지만 '가정' 안에서 각자의 삶을 살기위해 이기적이기 보다는 어우러져 사는 삶을 위해 각자 삶의 일부분은 '희생'을 통해가면서 만들어 나가야지 않을까해.
그 옛날 우리 부모님 세대의 어른들 일번지(?)가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먹을거 안먹고, 입을거 안입고....." 등등의 뻔한 래퍼토리.... 물론 그런것도 희생일수 있지.. 암~ 분명 '희생'이지.... 하지만 그분들은 한가지의 지혜(?)를 깨닫지 못한것이 있어....
'희생'은 '댓가'를 바라지 않아야 한다는거지....
그 옛날 '희생'이 '댓가'를 바랬다면 적어도 그런 '댓가'로 부담을 느꼈던 우린 '건강한 가정'을 위해 '희생'을 각오했다면 말 그대로 '댓가'없는 순수함이여야 한다는거야...
나역시 내 '자아'를 위해 이기적이고 싶을때도 있었지만 '희생'이란 우아함으로 포장하며 내 선택에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보자~ 하면서도 가끔 억울하며 우울할때도 있었단다... 그치만 오늘도 '댓가'없는 '희생'으로 건강한 가정을 위해 '까짓거 한번하지! 뭐~ '라는 주문을 외우려해... 자가최면!!!!
사실 우리 부부를 아는 많은 사람들이 자식에 대한 우리의 집착(?)으로 아들녀석 독립하는 그날(?) 우리가 받게 될 상처(?)에 대해 걱정들을 많이 하더라.... 쩝~
잘은 몰라도 맘 약하고 인정 많은 울 남편은 아들녀석 육사 보내고 밤잠 설칠것은 기명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난 정말이지 훌훌 맘 가볍게 아들녀석을 떠나 보낼 자신이 있거든.
얼마전 토니랑도 그런 얘길 했지....
육사 결정하기전 엄마의 심한 반대는 단지 '어미'로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생을 하게 될 내 새끼(?)에 대한 안타까움이 전부였다고.... 하지만 이미 맘의 각오로 결정을 한 지금은 널 믿기에 하나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입학식 하는날 엄만 눈물 나오지 않을테지만 대성통곡할 느이 아빠가 걱정이라고....
더불어 토니의 배우자에 대한 내 생각들도 들려줬지..... 이제 정말이지 독립적인 세상에 나가는 그 아이에게 올바른 배우자 선택에 대한 나의 조언들이 하나씩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거든...
예전 같으면 그녀석도 반항아닌 반항으로 저 잘났다고 했을텐데 아주 심각하게 듣곤, 너무 좋은 대화였다고 앞으로 자기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그러더라.....
잠시(거의 대부분 속터지는 관계였음....ㅎㅎㅎ) 대견해 했단다.....
오늘따라 니들 글을 읽고 많은 생각들을 하다보니 더도 덜도 아닌 그저 평범하면서도 건강한 가정이 참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절대 거저 만들어지지 않는 '건강한 가정'은 개개인의 배려와 이해가 깊숙히 깔려 있어야 함을 다시한번 다짐하게 되는구나...
'나'보다는 살아 가야하는 날이 더 많은 '자식'들을 위해....
기인~ 구정 연휴에 가족과 좋은 시간 보내고 남는 시간 서로의 글을 읽으며 건강한 생각들로 행복한 새해를 맞이하자꾸나..... 우리 모두.....
*
(원래 남의 편지 훔쳐보는게 얼마나 재미있는지 아시죠? 제겐 아주 소중한 친구들입니다....
미경이... 중학교때의 남친과 결혼, 딸 쌍둥이의 엄마로서, 유치원 원장 선생님으로서, 주말이면 남편과 부부 댄스 동호회 참석으로 매일 매일이 바쁜 친구....
재은이... 초등학교 선생님으로서, 젤 늦게 결혼하고 아들, 딸 연년생으로 후다닥 생산(?)하더니 자신의 커리어와 아이들 장래를 위해 조기 유학 보내려는 간큰(?) 친구...
명옥이.... 5년 주기로 딸, 딸을 낳더니 얼떨결에 복덩이 아들내미를 낳아 아직도 유치원생 학부모에서 졸업을 못하고 있는 전업주부이자 젤로 행복한 친구....
삼십년지기 친구들.....
전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
HAVE A NICE DAY!!!! 선인장 마을에서 민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