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년이 된 남편 이해하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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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성은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혼자 참고 이겨내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긴다. 이런 남성들은 흔히 40대가 되면서 육체적.심리적 한계 상황에 맞닥뜨린다. 스스로 나약함과 무기력함을 느낀다. 예민해지며 사춘기적 감성이 되살아난다.
사춘기 이후 처음으로 자신을 '전신 거울'에 비춰보게 되는 것과 같다. 가족이나 아내의 가치에 대해 새롭게 느끼기 시작한다. 가장의 책임에서 오는 정신적 굴레를 벗어 던질 수 있는 기회다. 축복할 일이다."
이 이야기는 정신과 의사 정혜신씨가 중년 남성을 위한 1인극 <감성 콘서트-남자들>을 하면서 그동안 상담하며 만난 중년 남성의 심리에 대해 담담하게 들려주며 모든 중년 남성들에게 던진 메세지 입니다. 사실 제 남편을 비롯 주변의 40대 남성들이 요즘 심상치(?) 않다는 걸 간간이 느끼게 됩니다. "무뚝뚝하던 남편이 마흔이 되면서 이전과 달리 멜로 드라마를 즐겨본다. 그리고는 눈시울을 붉힌다." "살림에는 관심없던 남편이 갑자기 가정적이 됐다." ...... ...... 전혀 다른 별나라(?)에서 온 남성과 여성이 함께 살아가면서 서로에 대한 변화를 알게 되고, 이해하기 위해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램으로 작년 어느 신문 한면에 실렸던 우리 남편 모습들을 담고 있는 이웃 남편들의 솔직한 대담내용을 간략하게 갖고 왔습니다.
40대, 나는 사춘기로 돌아간다
"40대가 되면서 많이 약해지는 것 같아요. 가장으로 책임감을 느끼지만 어차피 내가 '슈퍼맨'은 아니잖아요. 외로움도 많이 느껴요. 그래서 혼자 등산을 많이 가죠."
"우리 부부는 매년 결혼기념일에 저만 아내에게 선물을 해요. 하지만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포기할 때도 됐는데 요새 들어 그게 계속 분해요. 아내에게 불만을 표시하면, '이 사람이 왜 이렇게 유치해졌나.' 하며 뜨아해하는 표정이예요."
"예전에는 길을 가다 맘에 드는 여자를 보면 가슴이 뛰고 그랬는데, 이젠 안 그래요. 내가 벌써 늙었나 싶어요. 70대의 사랑을 다룬 영화도 나오는 마당인데... 물론 바람을 피워보고 싶다는 얘기는 아니지요."
"저는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처럼 아내 몰래 며칠간만 로맨틱한 사랑을 했으면 하는 몽상을 해요. 아내가 불만스러운 건 절대 아니지만. 40대는 불혹이 아니라 유혹의 시기인 것 같아요."
부모님이 그립다
"40대가 되고서 부모님 생각을 부쩍 많이 하게 돼요. 이제는 술 한잔 먹고 들어가다 꼭 부모님께 전화를 해요. '이놈아, 술 좀 작작 먹어.넌 왜 맨날 술 먹고 전화하느냐.'고 매번 핀잔만 듣지만."
"저도 효자는 아니였는데, 작고하신 아버지 생각이 마흔 넘어 자주 나요. 아버지 산소가 집 근처에 있는데, 어느 날인가 술 한잔하고 집에 가다 취중에 소주와 오징어를 사들고 한밤중에 찾아간 기억이 있어요."
"부모님 생각이 간절할수록 아내 눈치를 보게 돼요. 본가에 가서도 아내가 불편해하는 건 아닌가 걱정돼서 수시로 얼굴을 살피고요. 특히 본가 가는 날 아침에 아내가 몸이 아프다고 하면 정말 아픈 건지 아니면 본가에 가기 싫어서 그러는 건지 함부로 물어볼 수도 없어요."
"제 아내는 아이한테서 가끔 e-mail를 받는 것 같아요. 슬쩍 보면 '엄마, 사랑해.' 이런 내용도 있더라구요. 그게 부러워요. 저도 '아빠는 너를 사랑한다.' 이런 내용으로 아이에게 편지를 썼어요. 답장을 받았는데 딱 두 문장이더라고요. '아빠, 용돈 좀 많이 줘. 그리고 선물도 좀 자주 사줘.' 어찌나 서운하던지."
여보,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외환위기 이후 최근까지 저희 직장에서 '명퇴 신청'을 세번 받았어요. 신청을 해야 하나 매번 고민하면서 아내에게는 말을 못 꺼냈어요. 어떤 표정이 될지 몰라서요. 혹시 아내가 화장실에라도 가서 울면 어쩌나 싶어...."
"저는 최근 재산 중 일부를 아내 명의로 바꿨어요. 굉장히 고마워하더라고요. 농담으로 '이혼하면 난 가방만 들고 혼자 나간다.'고 했는데, 정말 그럴 심정이에요. 나 혼자 고생함으로써 아내와 애들이 편안할 수 있다면..." . . . . . 지금까지 서로에게 받는 것에만 익숙해져 있었다면 이젠 되돌려줘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전 읽었던 '마흔의 의미'란 책에서 그러더군요... '진정한 성인'이 되어가는 시기가 40대라고.... 이 시기야 말로 가장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정도로 수많은 장애물이 가로 놓여 있다네요.
이런 '40세의 위기'를 현명하게 넘기기 위해 바로 우리 옆에 누워있는 남편을 보듬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임을 전하고 싶습니다.
오늘만큼은 휴대전화 메시지를 띄워야겠어요.... "여보, 듬직한 당신을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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