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동행인 가정과 종교
선인장 마을 이야기 2004/09/24 03:04   http://blog.azoomma.com/nayamina/160793

‘지선아 사랑해’란 책속의 그녀가 이곳 미국 남가주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대학 졸업을 앞둔 어느 여름날, 우리의 인생이 그렇듯이 그녀 또한 전혀 예상치 못한 교통 사고로 전신 55%에 3도 화상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오길 수차례였던 그녀…

 

전 그 책을 읽으며 눈물 콧물로 뒤엉킨 휴지 조각들이 쌓여가는 만큼이나 그녀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일그러진 얼굴속에 감춰진 그녀의 사랑과 행복을 전하러 이곳에 온다고 하네요.

 

그것도 다른 장애우들을 위해서…

 

7개월간의 입원, 11차례의 수술, 그리고 우린 절대로 상상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3 년의 시간을 당당하게 이겨내고 인생이 즐겁다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녀가 기댈수 있었던 그 어떤 종교의 힘이었다고 합니다.

 

‘종교!’

 

우리가 살아가면서 절망속에 어쩔수 없이 기대게 되는, 우리들만의 종교의 힘은 문명이 발달된 지금, 과학적으로 절대 증명이 안되는 참 위대한 존재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삶의 대부분이 인내이셨던 저희 시어머님 손에 늘 함께 했던, 길이 잘 들여진 염주로 인해 자비로운 부처님이 계심을 알게 되었고, 암으로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보내고 눈망울 초롱거리며 바라보는 어린 삼남매가 전부인 저희 작은아버지 가족의 온전한(?) 삶을 위해 수녀님의 길을 포기하시고, 대신 묵주를 품고 사랑을 실천하고 계시는 새 작은 어머니에게서 온화한 성모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신들은 힘든이들에게 기둥이기도 했고, 안식처이기도 하죠.

 

저 또한 사랑하는 가족과의 사별로 홀로 서기가 버거울때 어쩔수 없이 저만의 종교에 기댄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 완전한 나를 맡기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저 힘이 들고, 지칠때마다 기대게 되는 그런 이기적인 인간이었네요.

 

나름대로 이유를 대자면, 전 늘 예상치 않았던 내 삶의 허우적 속에서도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되는건 제가 선택하고 만들어버린(?) 제 ‘가정’이었습니다.

 

저의 종교는 기독교이지만 남편의 협조가 부족(?)한 절름발이의 신앙으로 조금은 이기적인 신앙 생활를 하고 있죠.

 

일요일 하루를 저만의 신앙생활(?)을 하다보니 남편과 아이들에게 소흘하며 생겨나는 빈틈으로 불만이 삐져나오도 하고, 그로 인해 평화롭지 않은 휴일를 참 불편하게 보냈던 날들이 여러번…

 

결코 가장 중요한 ‘가정’에 유익하지 못한 이런 신앙생활의 방법임을 인정하고 전 타협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아침이 긴(?) 저의 생활 패턴 덕분에 새벽예배를 참석하게 됨으로 휴일에도 떳떳한(?) 아내와 엄마로서 평화로운 가정이 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그 어떤 절망을 만나게 되면 책속의 그녀처럼 기댈 수 있는 그 어떠한 종교가 분명 큰힘이 될 수 있지만 그와 함께 만약에 그녀에게 가족이 없었다면 가능했을까요?

 

제 주변에서 신앙적으로만(?) 본받고 싶은 분들을 보면 부러움 뒤에 숨어 있는 그들 가정속의 갈등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아마도 그들은 서로가 가정에서 가장 소중한 ‘각자’임을 잊게 되나 봅니다.

 

성직자들은 직업란 이란 곳에  당당히 쓰게 되는 각자의 임무가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그 임무에 충실합니다.

전 직업란에 ‘주부’라고 씁니다. 

그래서.....

전 무엇보다 그 임무에 충실하렵니다. 

 

비록 알 수 없고, 예견치 못한 절망이 내게 온다해도, 내게 ‘가정’이 있는한 함께하고 그 어떤 종교의 힘을 빌려 거뜬히 헤쳐나갈 것 같은 용기가 생기네요.

 

이 세상 존재하는 그 많은 종교들은 보여지는게 아니라 우리 마음과 생각을 살찌게 하고,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삶을 위한 자신 내면의 노력인 끊임없는 각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절망속에 절망을 가족의 사랑과 종교의 힘으로 거뜬히 이겨낸 책속의 반가운 그녀 소식을 들은 이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