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래왔던 이 사막의 여름은 후덥지근하기 보다는 뜨거운 햇살로 아주 당당하게 8월을 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개학을 앞두고 저희 가족은 연중행사의 하나로 온가족 머리끝서 부터 발끝까지의 검진을 위해 여기저기 다니느라고 한주가 후다닥~ 가버렸네요.
언제부턴가 건강은 건강할때 챙겨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고 실천하게 되었죠.
그건 '딸'로 태어나,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었을 그 순간, '슈퍼우먼'이란 왕관(?)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가족을 위한 나의 몫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미리 미리 치과와 가정 주치의 사무실에 예약을 하고 검진을 한 결과 저희 가족은 지난 많은 날들처럼 올해의 건강을 또 약속 받았습니다.
사실 이러한 제 삶의 태도가 원래의 제 모습이 아니였을겁니다.
사람은 환경에 의해 많이 바뀐다고 하죠? 저 또한 참 많이 바뀌어감을 뒤돌아보니 깨닫게 되네요.
어느날 우리 남편이 그럽디다, "당신! 당신도 모르게 참 많은 부분이 미국화(?) 되어 가네?" 하고....
(흠~~ 미국화라는 것이 유쾌하게 정의를 내릴수 없고, 개인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전 그놈의 '미국화'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데...)
하지만 어마 어마한 땅덩어리에 살고 있는 이들 삶의 모습을 나도 모르게 흡수하고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얼마전 전 한국에 계시는 아는 분으로부터 이곳 고등학교들을 견학하고 싶으시다는 부탁을 받은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분은 교육청의 공식 허가로 방문을 계획하고 계셨고, 이곳 미국에 있는 고등학교와의 연결은 '친분'하나로 해결할 수 있을거란 간단한 생각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상황이 가까운 친지들의 간단한 학교 방문이 아니고 공식적인 방문이였기 때문에 여러 통로를 통해 문의를 해보니 저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더라구요. 어쩜 전 그분이 하실 수 있는 부분까지 성의와 열의를 보이셨었다면 이번 방문 성사가 안됨을 무척 안타까워 했을 겁니다.
저 개인적으론 너무도 쉽고 간단한 생각으로 부탁(?)한 그분의 태도에 아쉬웠었지만 한편 이곳을 모르기 때문에 하실수 있는 행동들 이셨을거란 나만의 위로로 가만히 접어두었습니다.
문제는 만남의 성사 여부 보다는 서로 이해하지 못했던 미묘한 문화차이(?)에 있었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미국에 사는 사람은 당연히 영어를 좀더 잘하니깐 서류번역은 물론 통역은 당연하고 이곳의 개인적인 시간을 할애해서 함께할 것을 기대하고, 거기에 못미치면 실망하고......)
글쎄요~~~ 이제 저에겐 참 어색한 한국의 '대접문화'라고 해야 하나요? 은연중 그런걸 원할때면 참 많이 곤란합디다.
물론 방문하시는 분들을 맞이하시는 교포분들은 분명 하실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로 나름대로 열심히들 하시는데 오해들 많이 받으시더라구요.
학연이나 지연을 통한 일의 성사들이 종종 있는 한국과는 다르게 대체적으로 합리적인 이곳의 문화차이로 겪게 되는 자질구레한 일들이 저 뿐만 아니라 아마도 타국에 사시는 모든분들이 겪게 되는 곤란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교포'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겪어보지 않은 분들은 정말 모르실겁니다.
'교포'란 특혜가 아니죠.
단지 그들은 한나라의 문화와 언어가 아닌 두나라를 동시에 이해하고
버텨내야 하는 버거운 삶을 사는 분들입니다.
그들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보다 두배의 노력을 해야만 하는
힘든 삶을 사는 분들입니다.
기억해주세요,
애국가를 듣는 그들의 눈에 눈물이 고여 있음을.....
지난온 많은 세월을 보면서 흔히 겪게 되고, 또 주변을 통해 듣게 되는 타국에서의 형제간의 불화들은 서로간의 입장을 '덜' 이해하는 데서 비롯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비단 '이해의 부족'이란 이뿐만이 아니겠죠....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에 의지와는 상관없이 만나게 되는 그 모든 만남에 있어서 '이해의 부족'처럼 서로를 불편하게 하는게 없는 것 같습니다.
이제
맘 편하게 좀 살아보려고요......
점점 이기적인 세상이 되어가는 요즘 저 또한 이기적인 사람으로 변하고 있지 않나를 수도 없이 의심하며 '나'보다는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삶을 살아야겠어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아이들'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