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아줌마네 희소식!
선인장 마을 이야기 2004/07/24 05:10   http://blog.azoomma.com/nayamina/145698

어제 저희집에 축하할 일이 생겼습니다.

요즘 저와 큰아들녀석 사이에 그녀석 미래의 진로에 대해 묘한 심리전(?)이 진행중인데 드디어 고녀석이 United States Military Academy (West Point)에서 합격했다는 편지를 받았지 뭐예요…

미국에서 입학하기 젤로 까다롭기로 유명한 곳중 하나로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하려면 일년이나 남아있는데 조기 입학허가를 받은셈이죠…

그동안의 까다로운 준비과정을 통해 그냥 막연하게 거의 다 됐구나 했지만 막상 합격 통지서라는 편지를 받으니깐 너무 좋더라구요.

그동안 아들녀석의 노력의 댓가이기도 하고, 한편 우리 부부와 아들녀석들과의 그 치열했던 수많은 시행착오들의 결과이기도 하기에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기대 이상으로 잘 자라주는 녀석들을 보며 거대한 꿈을 키워 나름대로의 아들녀석 미래를 나도 모르게 만들고 있었는지 현실적인 이견으로 충돌이 잦은 요즘, 생각을 많이 하게 됩디다…

사실 West Point에 지원할 때에도 이유같지 않은 이유들(?)로 반대하는 이 어미와의 갈등으로 속앓이도 많았던 지난날들….

‘군인(?)’이라면 떠오르는 그 수많은 나의 편견들이 아들녀석을 참 많이 힘들게 했었던 것 같아요.

결국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자식 원하는 그 모든것을 들어줄거면서 왜 그리도 미련을 못버렸었는지, 원~~~

책이나 신문에 난 기사에 종종 유명인사들의 자녀양육들을 보면 하나같이 자녀들의 의견을 존중해 줬다는 둥, 그저 묵묵히 하고 싶은대로 내버려뒀다는 둥,되도록 대화를 많이 했다는 둥, 원칙적이고 쉽지만 솔직히 내게는 실천하기 어려웠던 방법들이였기에 갈등도 많이 하곤했죠.

부모가 되고부터 내 아이들이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였지만 그 아이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태어난 이세상과의 만남에서 적어도 존경받고, 의미있는 인간이길 바라는 간절한 맘으로 채찍(?)을 들었던 시간들이 머리속을 스치고 있네요. 

저희집 아이들이 보통 부모들보다 유별난(?) 통제나 관심으로 부답스러웠던 분위기에 자라왔음을 부정하지 않지만 결코 후회는 없습니다.

나름대로의 원칙과 일찌감치 몸에 배어버린 습관들 때문에 아들녀석 또래들보다 일년이나 먼저 ‘합격’이란 기쁨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네요.

그리고 내 아들에게 나의 가슴을 다해 축하해 주고 싶고, 또다른 시작을 위해 격려를 해줘야겠어요.

이제 제가 해야 할 일은 서서히 정신적으로 독립을 하려 하는 그 아이와의 두번째 탯줄(?)을 끊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