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제사였거든요.
일찍 가서 엄마를 도와드려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남편 퇴근시간에 맞춰서 출발해 밤 9시정도에 도착했네요. 죄송한 마음에 설걷이를 열심히 해드렸죠.
다음날에도 집안 청소를 깨끗하게 해드렸구요...
왜 그렇게 열심히 했는가하면...다 이유가 있었지요.
초등학교때 친구를 만나기로 했었거든요.
이 친구는 아직 싱글입니다.
얼굴도 예쁘고 마음도 곱고(봉사를 다녀요), 초등학교에서 컴퓨터를 가르치면서 방통대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졸업하면 이쪽으로 일을 하고 싶다네요. 결혼을 아직 안한 까닭에 친정과 아주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이 친구는 정말 정다운 친구입니다. 동언이 낳기 바로 전에 만났으니까 1년 7개월만에 만난 건데, 한두달만에 만난 기분이 들어군요. 영화도 보고(슈렉2), 동동주도 마시고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엄마가 밖에서 즐겁게 놀동안 제 아이들은 일찍 퇴근해서 집에 있는 이모와 오랫만에 집에 온 삼촌과 함께 신나는 과자파티를 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동안 속에 쌓였던 스트레스를 다 풀 수 있었던 주말이었습니다.
제 불쌍한 남편은 아직도 일하고 있습니다. 토요일날 처가집에서 아침먹고 바로 회사가서 12시까지 일하고 집(평촌)에 와서 자고 또 일어나 회사로 출근한 남편...너무 불쌍합니다. 요즘 너무 과로하고 있어서 저만 이렇게 행복한 주말을 보낸 게 너무나 미안합니다. 다시 에너지가 충전된 제가 남편을 잘 챙겨줘야 겠어요.
친정엄마가 얼마나 음식을 많이 싸서 보내셨는 지 냉장고가 꽉 찼습니다.
큰딸을 항상 측은하게 생각하시는 울 엄마.
공부해서 큰 인물이 되길 바라셨던 큰딸이 이렇게 살림을 하며 허우적대는 걸 보실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하십니다.
일단 지금 이순간은 저에게 허락된 여유가 요정도 밖에 없으니까 이걸로 만족하며 최선을 다해 살고, 시간이 흐른뒤에 아버님도 시동생도 따로 살게 되면 그때가서 제 인생의 설계를 다시 해볼랍니다.
이승환 음악 너무 좋아합니다.
음악에 열정이 넘쳐나서 에너지가 마구마구 저에게로 전이되는 것 같아요.
즐감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