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언이의 말썽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눈을 잠시라도 돌리면 의자에 기어 올라가서 무서운 곡예를 하고 있질 않나...
누나의 리틀타익스 의자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더 높은 곳을 올라가는 도구로 쓰고 있질 않나...얼마전에는 거실장 위에 올라가서 티비 뒤에 꽂혀 있는 케이블 선을 빼고 그걸 다른 곳에 끼워 보려고 하다가 저한테 무지하게 혼이 났지요.
혼날때도 제가 큰소리로 야단을 치면 시선을 잠시 다른 곳으로 돌렸다가 금새 웃으면서 매달립니다. 엄마엄마 이러면서요...그러면 제 마음은 왜이리 눈 녹듯이 녹는지...제 온몸도 녹아 버리는 듯 흐믈거립니다.
문제는 동언 이 녀석이 저의 이런 상태에 대해 눈치를 챈 것이지요.
말썽을 부려놓고 무조껀 저를 보면 눈 웃음을 칩니다. 아무리 화가 나고 놀라도 이 눈웃음만 보면 화가 안나오니...일부러 고개를 돌리고 웃으면서 입만 혼낸 적도 많습니다. 당연히 야단을 치나마나겠죠.
오늘은 식탁 밑에 들어가서 청소할 때 제 손이 안닿는 사각지대에 손을 집어 놓고는 신나게 놀더군요. 으~~~ 제가 또 혼을 내니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우는데 지희랑 저랑 멀뚱멀뚱 웃으면서 한참을 쳐다 봤습니다.
조금 지나서 지희 하는 말이...'동언이는 울어도 귀엽다' 이러더라구요.
저랑 지희랑 쭈그리고 앉아서 똑같은 생각을 한거죠.
이 야심한 시각에 제가 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고 하니, 시아버님이 저에게 시동생에게 메일을 보내라고 저녁때 전화를 주셨는데, 깜빡하고 잠을 자버렸습니다. 아까 신랑이 야근하늦게 들어 왔거든요. 그때 일어났는데, 그제서야 저녁 설걷이를 하고 쓰레기 버리고 나서 부랴부랴 생각이 나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내일은 지희데리고 유치원 일대일 면담도 가야하고 이렇게 저렇게 보내고 나면 잊어버릴까봐요.
아~ 늦은 밤입니다.
좋은 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