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같은 동 12층 언니집에서 신년회를 하자고 해서 그날 저녁을 고기로 배를 채웠습니다. 어찌나 맛있던지 다른 아저씨들이 두분이나 계셨지만 염치불구하고 허겁지겁 많이도 먹었지요. 과일도 많이 먹고, 와인도 몇잔이나 마시고는 집에 와서 왠지 허전한 마음에 신랑과 함께 콜라까지 원샷을 하고 일찍 잠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출근시키고 몸에 힘이 없어서 좀 누워있으려니 뱃속이 부글거리면서 설사를.....그리고 구토까지...오전에 10번 정도를 하고 나니 정신이 혼미해지고 아이들 밥을 겨우 먹이고는 12층에 아이들을 맡기고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의사 선생님 曰, "평소에 맛있는 것 좀 많이 드세요. 얼마나 안드셨으면 삼겹살 구워먹었다고 배탈이 납니까? 그리고 모유도 떼시고...저번부터 떼라고 몇번이나 말씀 드렸는데..."
몇달전에 얼굴에 두드러기가 나서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 선생님이 몸이 딸려서 그런 증상이 나타난다면서 모유수유를 그만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그때는 이미 하루에 몇번 먹이지 않았던 터라 잔소리로 듣고 말았는데, 이번에도 역시 똑같은 말을 들었네요. 동언이도 돌이 되었으니 독립을 시켜야 겠죠. 그런데, 막상 제가 더 아쉬워서 그러기가 쉽지 않아요. 특히 점심때 즈음 낮잠 재울때, 젖을 물리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스르르 눈을 감는 녀석의 얼굴을 보면 도저히...그럴 수가 없을 것 같네요.
어쨌든 그새 1킬로가 더 빠졌구요. 얼굴에 주름살이 자글자글 해졌습니다.
좀 살을 찌워야 할 것 같아요. 어느 한도 이상 살이 빠지니 갑자기 늙어보이지 뭡니까...(나이 어린 제가 이런말을 했다고 노여워 하시지는 말아주세요...^^)
예전에 티비 드라마나 영화에서 촌에서 풀만 먹고 살던 사람이 서울에 상경해서 고기 좀 먹고 밤새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장면을 보면 그냥 웃었습니다. 어이가 없어서요. 그럴 수 가 있을까 싶어서죠. 그런데, 제가 이런일을 당하고 나니, 너무 창피하고, 한편으로는 씁쓸해지는 마음도 생깁니다.
'날 위해 맛있는 음식을 챙겨먹자' 다짐을 해봅니다.
다른 블로거님들도 남편과 아이들만 챙기지 마시고 내 몸이 건강해야 가정이 건강한 것처럼 날 소중히 여기면서 살아가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