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이들 얘기 너무 오랫만에 올리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미친듯이 놀러 다니고, 가구 옮기고, 시부모님 왔다 가시고...뭐 그러다 보니 블로그에 글 올리기가 너무 버거웠네요.
지희는 요즘 한글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보다는 일찍 시작한 감은 있지만, 지희가 부쩍 글자에 관심을 보이길래 한 2주전에 은근슬쩍 한글카드를 이용해 시작해 보았죠. 그런데, 한 10분 정도 따라 읽어 보게 한 뒤 글자를 물어보니 다 아는 거예요. 와~ 지희가 머리 좋구나...하는 생각에 카드 자리를 뒤섞어서 다시 물어보았더니...하나도 모르는 겁니다.
알고 보니 카드 놓인 자리를 외운 거예요. 글자를 외운 게 아니라...
그래서 한동안 한글공부는 포기하고 두 아이들 데리고 눈썹 휘날리게 놀러 다녔습니다. 그리고 몇일전. 지희가 책을 읽으며 또 손가락으로 어떻게 읽는 글자내며 또 묻더군요. 그래서 다시 한번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도 5단어를 벽에 붙여놓고 몇번 따라 읽게 하니 눈을 반짝 반짝 빛내며 잘 외우더군요. 순식간에. 자리를 바꿔서 물어봐도 척척. 스티커로 붙여가며 재미있게 해주니 3일만에 15개를 익혔습니다.
진도를 너무 빨리 나가면 체 할까봐 반복해주고 있습니다. ^^
요즘은 책을 읽어줄 때 가끔씩 자기가 아는 글자가 나오면 짚어 가면서 아는 체를 하더라구요. (먹는 채소 '무'를 알려줬더니, '앵무새'를 보고 중간에 있는 '무'를 짚어 가면서 '무'자라고 흥분을 하더군요...) 한글공부가 지희에게 작은 성취감을 안겨 줬다고 생각하니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런데, 아이에게 한글 공부를 가르쳐 보니 한글공부는 해야 할 적당한 때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직 준비가 안된 아이에게 엄마가 홈스쿨을 아무리 오랫동안 시켜도 한글이 안 느는 건 당연한 결과 인 것 같아요.
엄마가 한글을 가르치는 게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 보다 체계적이지 못하고 비전문적이라 할 지라도 사랑으로 재미있게 가르치는 것도 아이에게는 좋은 교육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희는 제가 "글자공부" 하자고 하면 싫어하고, "글자놀이"하자고 하면 좋아합니다. 공부도 놀이처럼... 
p.s. 지희는 제가 직접 한글 카드를 만든 걸 쓰고 있지 않구요...한 두달 전에 중고육아 사이트에서 3만원주고 산 한글교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좋은 분을 만나 하나도 안쓴 물건을 싸게 그것두 덤까지 얹어서 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