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다.
이렇게 맘이 안좋은 지 이주일정도 되었다. 계절 타는 탓도 있겠지만, 육아 스트레스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귀여운 동언과 지희가 웃고 있으면 조금 즐겁고, 둘다 아우성을 치고 울고 불고 하면서 내 양쪽 다리를 붙잡고 늘어지면 도망가고 싶다. 원래 낙천적이고 단순한 성격이라 우울증 같은건 한번도 생겨보지 않았는데, 너무 당황스럽다. 친정 엄마가 갱년기 우울증으로 고생하셨을 때 나도 같이 걱정해드리고 해결책이랍시고 옷도 사다 드리고, 지희 동언의 재롱을 많이 보여드리긴 했지만, 허전한 그 맘을 채울 길 없다고 하셨던 말씀이 이제서야 이해가 간다.
하지만, 결정적인 원인이 확실하지 않으니 해결책도 없고...매일 바쁜 신랑한테 내 이런 상태에 대해 얘기를 안 하려다 지난 주말에 했더니 너무 충격을 받았나 보다.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는 거였다. 베란다 나가서 한대 피고 들어오더니 자기가 해결해주겠다고...나는 내심 고마웠다. 신랑이 저녁 설걷이 끝나면 얘기하자면서 컴퓨터를 킨다. 12시까지 스타(크래프트)를 신나게 하다가 나와서 내 안색을 살피더니 내가 멀쩡한 것 처럼 보였는지 피곤하다며 침실로 들어갔다.
부글부글 끓었지만...'그래도 30분 정도는 고민을 해줬구나'하고 내 자신에게 위로를 해 주었다.
사실 남편이 내 우울증을 치료해 줄 수는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냥 화풀이 대상처럼 맘껏 달달 볶아주리라 맘도 먹었었다. 그래도 그러지 말자...착하게 맘을 먹었었는데, 월요일에도 새벽2시까지 술먹고 놀다 들어오고, 화욜일에도 그리고 어제밤에도 1시에 들어왔다. 아~ 신랑의 체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하는 경악스러움도 느껴지고, 그래 남편도 필요없지. 역시 세상엔 나밖에 없어. 뭐 이런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1시에 들어온 남편이 그 와중에서도 고민을 많했는지 자신이 생각해낸 해결책을 얘기했다. 나만의 비상금을 만들어서 맘껏 쓰란다. 내가 돈을 못써서 우울증이 왔다면 그거 좋은 해결책이지. 하지만 그게 원인이 아니니 문제지...
그리고나서 로얄석 음악회 티켓을 내민다. 근데, 날짜가 이번 주말. 친정 행사랑 겹친다. 이래저래 남편의 해결책이 무용지물이 되었지만, 맘은 한결 좋아졌다.
내가 이 우울증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