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썽꾸러기를 위한 바른 생활 그림책
지희 동언의 놀이방 2003/10/13 16:38   http://blog.azoomma.com/namdeak/101500

매주 토요일, 집 앞 공원에서는 벼룩시장이 열린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단 3시간동안 열리는데, 집안 세간살림부터 아이들 작아진 옷, 장난감, 자전거 기타 없는 게 없어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난 주 토요일은 지희 생일이기도 했는데, 이 벼룩시장에 왔다가 이 책을 사게 되었다. 새책이었는데, 단돈 2,000원에 샀다. 옆에서 신랑은 '벼룩시장이면 500원 1,000원 아닌가? 왜 이리 비싸' 하면서 투덜거렸지만, '이런 새책을 단돈 이천원에 사다니... 돈 벌었다' 생각했다. 물론 이 책 제목을 보고 집에 있는 <안돼, 데이빗>을 연상했음은 물론이다. 그림을 자세히 보니, 지희가 좋아하는 <신데왕자>의 저자 인 것을 확인하고 더욱 기뻐했다.


 

<말썽꾸러기를 위한 바른생활 그림책>( 배빗 콜, 보림)에서처럼 만일 내 아이가 이렇게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고 하지 말라는 짓만 골라서 한다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 화장실 욕조에는 화장지를 쑤셔넣고 욕조 안에는 물이 철철 넘치게 틀어놓곤 그 안에 들어가 헤엄친다고 난리를 치고, 부엌에는 뭐가 있나 죄다 뒤져놓고 집안 가득 물건을 늘어놓고 다닐 곳조차 없게 한다면, 게다가 머리에는 접착제를 발라보질 않나 강아지에게 옷을 자기 옷을 입혀놓질 않나 사람들 있는 데서 엄마는 뚱보라고 소릴 치질 않나...
이쯤 되면 엄마의 인내력은 한계상황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림책으로 보여지는 말썽꾸러기는 그래도 사랑스럽다. 할 수 있는 말썽은 다 피워놓고도 "잉잉, 잘할려고 했는데..." 하면서 엄마아빠의 침대로 뛰어드는 천진난만한 우리 아이이기 때문이다.

<안돼 데이빗>(데이빗 새논, 지경사)은 지희가 너무나 좋아하는 책이다. 책속에서 데이빗이 벌이는 옷갖 말썽의 퍼레이드를 자기자신이 하는 짓인냥 너무 재미있게 본다. 일종의 대리만족을 해주는 책처럼...


하루종일 아이들이랑 있다보면,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안돼'다. 이 책에서 데이빗은 온갖 말썽을 즐기면서 한다.  그런다고 개구쟁이 녀석이 순순이 엄마 말을 듣는 것도 아니다. 이 영리한 악동들은 자신들의 장난 뒤에 일어날 사태까지 미리 짐작하고 있는 것 같다. 안돼를 무릅쓰고 기어이 일을 저지르는 것은 그 일이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 아닐까.  나도 어렸을 때 정도의 강약에 있어 차이가 있을 뿐, 똑같은 말쌍을 부렸을텐데...

내 아이를 키워보고 다른 집 아이들도 자주 만나다보니 어느 순간 아이들은 다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한창 생기발랄하고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것 자체가 무리인 것 같다. 데이빗처럼 욕조에 물이 흘러넘치도록 신나게 물장구도 치고 싶고 엄마가 아끼는 화분을 깰 망정 집안에서 야구도 해보고 싶은 게 어쩌면 당연한 지 모른다. 이 책은 그냥 보통의 집에서 가장 흔히 일어나는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어느집이나 마찬가지 이겠지만 혼내고 나서 꼭 해주어야 할 일,  지희가 제일 좋아하는 이 책의 마지막 장면처럼  꼭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것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