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케이블에서 스토킹에 대한 영화를 해주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로 인해 불행해지고 그 사람에게서 사랑받지 못하는 나는 얼마나 더 불행한가...스토킹이야 말로 미친사랑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지 않아도 얼마전에 읽었던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에도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미친사랑이 나온다. 중학교때 처음 읽었던 이 소설은 내 마음을 다 빼앗아 버렸다. 세상에...이런 사랑이 다있담...나도 이런 강렬한 사랑을 해 볼 수 있을까...
그런데, 대학에 들어와서 다시 읽게 된 <폭풍의 언덕>은 정말... 별로 였다. 읽고 나서 던져 버렸다. 물론 여전히 훌륭한 문학 작품이었고, 액자구성에다 치밀한 이야기 전개, 독특하고 암울한 분위기는 여전했지만 그때 이미 꿈같은 연애를 하고 있던 내게는 먼세상 이야기여서 그랬던 것 같다.
이제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서 이 책을 다시 읽으니 또 다른 느낌이 와 닿았다. 너무 미성숙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가...하는 생각. 특히 히스클리프의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차라리 파괴하는 편이 낫다'는 집요한 사랑과 상대방(히스클리프와 남편)이 상처를 받든 어쨌든 자신만을 위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캐서린의 이기적인 사랑이 내내 불편한을 느끼게 했다.
에밀리 브론테는 목사이 딸로 태어나 몸이 병약하여 세상 경험을 많이 못하고 30살을 갓 넘어 죽었다고 한다. 내가 작가보다 나이가 두살 더 많고, 아이도 둘 더 낳았고, 세상 경험도 조금 더 있기 때문에 이런 사랑이 유치하다고 느껴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청소년 시절 친구들과 감상에 젖어, "나도 푹풍의 언덕에서 나오는 그런 강렬한 사랑을 해보고 파~"라고 했던 꿈이 많던 그 시절의 감상을 이젠 접어야 할 때가 온 것 같아 입맛이 씁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