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세청의 옥동자 “근로장려세제” 탄생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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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TV개그프로의 한 개그맨은 너무나 당연한 표정으로 이렇게 외치며 웃음을 자아냈다. “얼굴도 못생긴 것들이 잘난 척 하기는...” 근로장려세제(EITC : Earned Income Tax Credit) 는 조세제도를 통한 복지정책이다. 풀어 말하면, 징수기관인 국세청이 지원이 필요한 가구에 현금을 직접 지급하는 복지행정까지 담당한다는 것이다. ◆ 조세와 복지의 동거 시작되다.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 등 경제 환경의 변화로 가속화 된 산업 구조와 고용시장의 양극화는 생활이 어려운 근로빈곤층을 양산하고 있으나, 기존 사회안전망은 제대로 작동 되지 못했다. 일반국민의 노령·실직·질병에 대비한 4대보험과 절대적 빈곤층을 지원하는 국민 기초생활보장제도의 2원적 구조로 구성된 우리나라 사회안전망은 차상위계층까지 품에 껴안을 여유는 없었다. 더욱 골치아픈 것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근로의욕을 감퇴시키는 부작용이 있다는 점이다. 차상위계층이란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아닌 자로서 실제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00분의 120 미만인 자를 말하는데, 이 계층의 대부분은 저소득근로계층이 차지한다. 사회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근로층에 대한 실질소득을 지원하면서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려는 쉽지 않은 목표, 여기에 열심히 일할수록 쌓이는 행복보너스를 표방하는 근로장려세제의 탄생 비화가 있다. 2008년 국세청家에서 태어난 근로장려세제는 비로소 우리의 사회안전망에 물샐 틈 없는 구조를 갖추게 했다.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자 하는 태교가 그러하듯 좀 더 나은 모습으로 세상에 선보이고자 한 국세청의 고민은 EITC 설계도 여기저기에 그 흔적이 묻어난다. 먼저, 신청자격의 총소득 요건이 부부의 연간 총소득 1,700만원(최저 생계비의 1.2배) 미만인 가구로 설정된 것은 절대 빈곤층 바로 위에 자리하고 있는 차상위계층을 겨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정 소득구간에서 일을 열심히 할수록 급여를 더 많이 지급하는 근로장려금 산정방식은 근로활동을 장려하는 기능을 담당할 장치이다. ◆ 이런 의문이 남는다. 왜 하필 국세청이냐? 우선, 신청자격을 가려내고 부정수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소득파악이 선행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소득파악의 국가대표는 당연히 국세청이다. 두 번째는 행정비용의 절감을 꼽을 수 있다. 기존의 복지제도는 확보한 세수가 기획재정부의 조정을 거쳐 보건복지가족부, 지자체를 통해 지원대상가구의 손에 쥐어지기까지는 시쳇말로 산 넘고 물 건너야만 하는 멀고도 험난한 여정이다. 그러나 조세체계에 편입된 근로장려세제는 종합소득세 신고 시 신청자에 대해 연 1회 지급(최대 120만원)하므로 험난한 여정은 사양한다. 매년 개정되는 세법은 앞으로 근로장려세제 운영과 관련하여 탄력적 입법이 가능하여 예고없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점에 대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이에게는 최상의 파트너요, 울타리法이다.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수혜대상과 지급금액이 차츰 확대되어 국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을수록 선진 복지세정기관으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으므로 국세청에게 근로장려세제는 금과옥조해야 할 옥동자임에 틀림없으나, 근로장려세제 시행과 관련된 소득파악이 국민들에게 세금을 더 많이 부담시키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사회보장 자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국민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대국민 인식 전환 문제와 사업주의 자발적인 협력을 이끌어 내야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근로장려세제가 모두로부터 사랑을 받는 국민옥동자로 거듭나 자신 있게 외치는 그 날을 상상해 본다. “얼굴도 못생긴 것들이 잘난 체 하기는...” 작성 : 문상용(abraxas5@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