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
영상시 좋은글 2008/01/05 21:17   http://blog.azoomma.com/m51753/265150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이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 번 찾아오는 것이라고 ...

      그것이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등나무 그늘에 누워 같은 하루를 바라보는
      저 연인에게도 분명, 우리가 다 알지 못할
      눈물겨운 기다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겨울꽃보다 더 아름답고,
      사람 안에 또 한 사람을
      잉태할 수 있게 함이...

      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나무와 구름 사이 바다와 섬 사이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수 천, 수 만 번의 애닯고 쓰라린
      잠자리 날개짓이 숨쉬고 있음을...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은 서리처럼 겨울담장을
      조용히 넘어오기에
      한 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먹구름처럼 흔들거리더니
      대뜸, 내 손목을 잡으며
      함께 겨울나무가 되어줄 수 있느냐고,

      눈 내리는 어느 겨울 밤에,
      눈 위에 무릎을 적시며
      천 년에나 한 번 마주칠
      인연인 것처럼 잠자리 날개처럼
      부르르, 떨며 그 누군가가,
      내게 그랬습니다...

      그것이 인연이라고 ...


      - 김현태님의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