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에 가을을 타서
차 한잔에
가을을 타서
마실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아직 향기 가시지 않은
은은함이어도 좋고
갈색빛 물든
쓸쓸한 빛깔이어도 좋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철들어 깊은 가을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가슴 속에 풍경화 하나 그리고 싶다.
차 한잔에
가을을 타서 마실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맑은 아픔이 흐르는
잊혀진 시냇물의 이야기여도 좋고
지난 추억의 그림자 밟으며
함께 낙엽을 주어도 좋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떨어지는 낙엽 위에
그리움의 낙서를 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그리하여 맑게
내 영혼의 그림자 씻어
그 쓸쓸한 뒷모습을 씻어
투명한 가을하늘에
밝은 코스모스 한 자락 피우고 싶다.
.
.
햇살에 타들어 가는
여름날의 초목이 지쳐가는 길에
굵은 빗방울을 만나고
마음 깊은곳 까지 청량함을 채워줄
산들바람을 만나는 날이면 행복하였습니다.
하늘을 향한 그리움도 지쳐가는
느린날의 여름엔
흐르는 빛과 소리들에 무심함을 주어도
변함없음으로 다가서는 지긋함이 있어
한껏 푸르를 수 있었습니다.
몇번의 태양의 눈부심이
온 대지를 뜨겁게 달구고
쉼없이 부서지는 파도소리가
마음 가득 채우고 지나가도
가을의 언어를 곁에 두고 살아가는 날들은
겸허한 시간속에 들어갈 수 있는
여유로움으로 넓은 마음이 될것 같습니다.
떠나지 않는 여름향기 속에서
가을의 이른 몸짓을 떠올려 볼 수 있는
처서입니다.
푸르른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편안함과
지지 않은 여름날의 싱그러운 꽃들속에서
행복함을 가져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하루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