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탕에 남자가?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목욕탕엔 사람이 별로 없었다.
한 아주머니가 더운 물 수도꼭지가 고장났다고 하자
때밀이 아주머니는 그 길로 나갔다 오시더니
탕안이 다 울리도록 큰소리로 말했다.
"잠깐만요. 아저씨가 수도꼭지 고칠 동안 모두 때미는
칸막이 뒤로 들어가 주세요."
탕 안에 있던 몇몇 아주머니와 나는 모두 칸막이 뒤에
몸을 숨기고 머리만 내민 채 기사아저씨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한증탕 문이 열리면서 체격이 아주 좋은
아주머니 한 분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증탕에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그 아주머니는 눈앞에 벌어진 광경에 너무 놀란 나머지
몸을 가리지 못한 채 온몸이 마비된 듯 서 있었다.
당황한 기사아저씨도 눈을 어디 둘지 몰라하다가
하던 일을 팽개치고 쏜살같이 목욕탕을 뛰쳐나가셨다.
상황을 전혀 모르고 한증탕에서 나온 아주머니는
때밀이 아주머니께 고함을 질렀다.
"아줌마, 미리미리 얘기를 해 줘야죠.이게 뭐예요!"
그러자 때밀이 아주머니 대답이 일품이었다.
"봐도 괜찮아요. 우리 남편이거든요."
그 말에 더 화가 난 아주머니는
" 당신 남편이지 내 남편이냐" 면서 맞받았고
한동안 입씨름이 계속되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여탕을 동경한다는데,
그때 일이 생각날 때마다 웃음이 터지곤 한다.
-좋은 생각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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