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인 살풀이 춤
여인의 가냘픈 춤사위는 한 맺힌 세월과 민족의 아픔을
생선 비늘을 떼어 내듯 하나씩 털어버린다
사뿐사뿐 걷는 발걸음과
길게 뻗은 손가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을 정지 시키고
이생의 세계에서 혼의 세계로 불러간다.
거부 할 수 없는 영혼의 초대에 하나 둘 여행을 떠나면
마음의 눈을 뜬 자만이 볼 수 있는 낙원이 펼쳐지고
눈을 감아도 보이는 길 환하게 놓여 있으니 이것이 곧 신의 세계라
여인의 한은 오뉴월에도 서리를 내리게 했다고 했던가?
정한 수 한 사발에 모슨 효험이 있겠냐고 비웃던 웃음도
울타리에 걸려 넘어지고
마음 깊은 곳에 잠재 된 의식을 찾아내지는 못했으리라
물 한 사발에 여인의 한이 풀린 것이 아니라
그의 정성과 그의 마음이 하늘에 닿은 것이라 말하면 옳으리라
옷자락 곧게 여미고 사뿐사뿐 걷는 여인의 걸음걸이를 보라
그 안에 어머니의 혼이 있고 민족의 혼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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