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의 가장 새로운 날은 바로 하루.. | ||
| ||
하루에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가...
하루가 지나면 우린 만날 것이다.
그러나 하루 동안 사물들은 자라고. 거리에선 포도가 팔리며. 토마토 껍질이 변한다. 또 네가 좋아하던 소녀는 다시는 사무실로 돌아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갑자기 우체부를 바궈버렸다. 이제 편지는 예전의 그 편지가 아니다.
몇 개의 황금빛 잎사귀, 다른 나무다. 이 나무는 이제 넉넉한 나무다. 옛 껍질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대지가 그토록 변한다고 누가 우리에게 말해주랴? 대지는 어제보다 더 많은 화산을 가졌고, 하늘은 새로운 구름들을 가지고 있다. 또 강물은 어제와 다르게 흐른다. 또, 얼마나 많은 것들이 건설되가! 나는 도로와 건물들, 배나 바이올린처럼 맑고 긴 교량의 낙성식에 수없이 참석했다.
그러므로 내가 너에게 인사를 하고 화사한 네 입에 입맞출때 우리의 입맞춤은 또 다른 입맞춤이요 우리의 입은 또 다른 입이다. 사랑이여, 건배하자, 추락하는 모든 것과 꽃피는 모든 것을 위해 건배.
어제를 위해 그리고 오늘을 위해 건배, 그저께를 위해 그리고 내일을 위해 건배.
빵과 돌을 위해 건배, 불꽃과 비를 위해 건배.
변하고, 태어나고, 성장하고, 소멸되었다가 다시 입맞춤이 되는 것들을 위해. 우리가 숨쉬고 있다는 것과 이 땅에 살고 있음에 대해 건배. 우리의 삶이 사위어가면 그땐 우리에게 뿌리만 남고 바람은 증오처럼 차겠지.
그댄 우리 껍데기를. 손톱을, 피를, 눈길을 바꾸자구나. 네가 내게 입 맞추면 난 밖으로 나가 거리에서 빛을 팔리라.
밤과 낮을 위해 그리고 영혼의 사계절을 위해 건배.
- 파블로 네루다 ...인어롸 술꾼들의 우화중에서
오늘도 사람들은 태어나고, 살고 죽는다. 내일 만날 것을 약속하고 모레 만날 것을 기다리며 빵을 사고 구두를 사고, 시장에선 과일을 생선을 판다. 식탁을 차리고 세탁기를 돌리며 이발을 해야하고 병원에도 가야 한다. 편지가 오고 신문이 배달되고 컴퓨터를 두드리고 이메일을 보낸다. 그게 우리의 일상이다.. 자질구레한 일상 안에서 약속을 지켜야 하고 물건을 사야 하고 출근을 해야 하고 세금을 내야 하는 족쇄에 묶여얼이 빠진 채 그날그날을 반복한다. 이 견고하게 반복되는 일과표 속에서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빠져나갈 수가 없다..
하루 동안 사물들은 변함업이 그 자리를 그모습으로 지키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것들은 변하며 자란다. 겉보기엔 무의미한 것들 같지만 사물들은 변화와 전망을 내포하고 날마다 새롭게 눈뜬다. 토마토 껍질이 시들어 변하는 것처럼 만물은 자라고 변화한다. 우체부가 바뀌고 우체부가 바뀜으로써 예전의 편지가 아닌 새로운 편지가 오고 나무는 갑자기 황금빛 잎사귀를 달고 반짝인다. 그렇다, 나무는 어제으이 그 나무가 아니다. 우리를 안고 있는 이 대지는 옛 껍질 그대로인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날마다 순간마다 변화한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그 사실을 이 시에선 말해주고 있다.. 오늘도 이 지구 어디선가 화산 하나가 새롭게 태어나고 새로운 구름이 하늘을 흐르고 강물은 어제와 다르게 흐른다. 그리고 또 이 땅엔 얼마나 많은 도로와 건물들이 지어지는가, 이시에선 그모든 새로운 사물들의 건설에 동참한다. 빵이 구워지고 비행기가 뜨며 다리가 놓여지고 악기를 만들어 연주하게 된다. 그러니 지구가 생긴 이래 이 따이 가장 새로워진 것은 오늘이다. 그러니 내가 너의 그 화사한 입에 입 맞출 때 그 입맞춤은 유일무이한 입맞춤이요, 이 땅에 처음 태어나는 입맞춤이다. 그렇다. 사랑이여, 사랑하는 이 땅의 모든 사물들이여 건배하자. 꽃피고 태어나는 것뿐 아니라 추락하는 모든 것들을 위해, 왜냐하면 추락하는 것 또한 변하고 태어나고 성장하는 과정의 일부일 테니까.
하루하루가 그게 그것인 것처럼 똑같은 일상 속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삶을 어떻게 견뎌낼 수가 있을까. 접시가 새로 구워지고 돌이 처음으로 일어나 굴러가고 봄비가 병아리 발목을 적시기 위해 내린다. 공사판에선 용접기가 불？育？ 튀기면 쇠와 쇠를 붙이고자르고 두드려 다리를 놓는다. 굴을 파고 길을 뚫는다. 작은 기적들이 순간순간 일어나고 있다. 일상에 파묻혀 눈 먼 장님처럼 무너져 내리기만 할 것인가. 건배해샤 한다. 우리의 삶이 사위어 차디차게 식어 무덤으로 가 눕기 전에. 오늘 우리가 숨쉬고 있다는 것과 여기 살고 있음에 대해, 오늘 새로워진 모든 것을 위해, 그러니 시인은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네가 내게 입 맞추면 난 밖으로 나가 거리에서 빛을 팔리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