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사랑
photo 2005/02/23 10:32   http://blog.azoomma.com/lym2099/182996
<`억척' 아줌마의 특별한 자식 사랑>
뇌성마비 쌍둥이 일반학교 보내

(대전=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우리 아이들은 몸이 조금 불편할 뿐이지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도 가고, 꿈도 이룰 거에요" 10살 먹은 쌍둥이 최환석, 우석군의 어머니 정은희(40.대전시 서구 월평동)씨는 방바닥을 기어 온 두 아이를 품안에 꼭 끌어안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쌍둥이 형제는 정씨가 임신한 지 7개월째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조기 출산, 뇌출혈로 인한 운동신경 문제로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았다.

이들 형제는 7살이 될 때까지 척추수술과 탈장수술 등 3차례의 대수술을 받았고 걸핏하면 폐렴에 걸려 정씨와 남편이 한밤중에 아이들을 업고 병원으로 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정씨는 출산 후 5년 동안 간호조무사로 일해 남편과 함께 아이들의 수술비를 모두 갚았고 아이들이 반응을 하든 하지 않든 간에 돌이 지난 뒤부터 하루 다섯 권의 동화책을 읽어줬다.

또 3년 전에는 쌍둥이들을 "특수학교에 보내라"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도 불구하고 일반학교인 갑천초등학교에 진학시켰고 집도 학교에서 10분 거리인 아파트로 이사했다.

정씨는 매일 아침 양손에 2개의 휠체어를 밀고 쌍둥이를 학교에 데려다준 뒤 집에 돌아 왔다가 2교시 끝날 시간 학교에 찾아가 아이들을 화장실에 데려가고, 4교시 후 급식을 먹여주고, 방과시간에 맞춰 다시 데리러 간다.

이렇게 하루 4차례 이상 집과 학교를 왕복하면서도 짜증 한번 내지 않는 꿋꿋한 어머니지만 1.3kg으로 태어났던 아이들의 몸무게가 35kg까지 늘자 허리와 팔.다리의 통증이 심해지는 등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정씨는 "아이들이 수술을 받을 때면 눈물이 쏟아졌고 내 짐을 아이들이 짊어지고 가는 것 같아 많이 미안했다"며 "우리 아이들이 남들 웃을 때 웃고, 남들 울 때 함께 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였는데 이제는 대학에 보낼 욕심도 난다"고 말했다.

정씨는 바깥 출입이 불편한 쌍둥이에게 `책'이 가장 소중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틈틈이 학습지 외판원으로 일해 번 돈으로 무려 2천여 권의 책을 장만했다.

어머니의 보살핌으로 환석이와 우석이는 매일 4-5권의 책을 읽고, 인터넷 검색에도 능숙해 웬만한 또래 아이들보다 시사 상식이나 이해력이 뛰어난 편이다.

정씨는 아이들을 돌보는데 그치지 않고, 반 친구의 생일 잔치에 데려가거나 학부모를 집으로 초대해 다과회를 갖고, 각종 동창회, 친목회, 체육대회까지 아이들을 동반해 주위 사람들이 쌍둥이에게 익숙해지도록 노력했다.

정씨는 "하루 24시간도 모자란 저에게 다들 `억척 아줌마'라고 부르지만 애들 크는 거 보면 저절로 힘이 난다"며 "아이들에게 `시력이 나쁘면 안경을 쓰는 것처럼 몸이 불편해 휠체어를 타는 것은 죄가 아니다'고 가르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3학년이 되면 교실을 3층으로 옮겨야 하는데 대전시교육청에서 7천만원을 들여 승강기를 설치해줬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학교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주변에서 도와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프로게이머'가 꿈인 환석이와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우석이는 어눌한 발음이지만 또박또박 "세상에서..엄마가..제일 좋아요"라고 말하며 개구쟁이 같은 웃음을 터뜨렸다.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