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사람 -지현수 어둠은 보나 빛은 보지 못한다. 어두웠던 것은 어두운 그대로를 보고 눈을 부쉬게 했던 빛은 어둠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한다. 도대체 창틀을 비추는 이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제서야 달빛을 손짓한다. 검은 구름이 달을 가리며 간다. 달은 왜 움직이지 않아 구름 따위에 가리움을 당하느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뒤통수를 등에 대고 보던 달, 살짝 고개 들어 보는 달을 이리도 구별하지 못한단 말이냐. 그제서야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인다. 가름침이 불만 스러운듯 낮엔 희었던 구름이 밤엔 왜 검냐고 찡그리며 묻는다. 빛을 보지 못하는 네가 어둠으로 세상을 보니 그렇게 보이는 거다라고 대답해 주었다. 가르침은 있으나 배움은 없다. 일깨움은 있으나 깨우침은 모자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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