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창당 초기 당내 양성평등위원장을 지낸 변호사 출신의 임종인 의원. 그는 비례대표 50% 여성할당과 여성후보를 홀수 번에 배치하는 등 여성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적 개선에 큰 힘을 보탰다.
“여성들은 위로 올라갈수록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에 당분간은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다. 능력과 노력 외의 모든 차별은 소수자에 대한 억압이라는 것이 그의 일관적 철학이다.
여성 문제에 대한 입장은 여느 여성운동가 이상으로 전향적이다. 임 의원은 저출산 위기에 대해 “여성의 사회참여에 걸림돌이 되는 모든 차별을 철폐하지 않고서 아이를 많이 낳으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다. 또 일부에서 여성도 국방의 의무를 져야 양성평등이 이뤄진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기계적 사고’라고 못 박는다. “국방이 외부로부터 자국을 보호하는 것이라면, 출산은 사회 내부를 유지시키는 것으로 남녀가 자연스럽게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관된 원칙을 지키는 스타일로 평가받고 있다. 군법무관 시절부터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지금 대체복무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1년에 600명씩 양산되는 병역 거부자를 다 감옥으로 보낼 수는 없는 일”이라며 “대체복무제를 통해 그들이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도 “국제사회가 원하지 않는 일에 명분 없이 들러리를 서는 일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는 9일 국방위에서 이라크파병재검토결의안과 파견국군부대철군촉구결의안이 부결되면 다시 재서명을 받아 본회의에 상정해 찬반 투표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한다. 그는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도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폐기 발언이 있기 전부터 “당 지도부가 나서서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같은 개혁적인 발언 때문에 그에게는 늘 ‘튀는 초선’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일부러 나서본 적이 없다”며 “남의 의견을 따르지 않는다고 모났다는 식의 폄훼는 소수자의 차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언론도 자신을 향해 정을 던지기보다는 오히려 아무 이유 없이 입장을 선회한 정치인들에게 ‘왜’라는 물음을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