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폰 - 명의 도용
기본 주제방 2004/08/17 14:03   http://blog.azoomma.com/lym2099/152031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휴대폰 명의도용 피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일명 ‘대포폰’으로 불리는 휴대폰 명의도용은 남의 신분증으로 통신서비스에 가입한 뒤 타인에게 이를 되파는 방법으로 현금화 시키는 수법으로 주로 이용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본인도 모르는 휴대폰 개통 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휴대폰 명의도용 피해건수는 지난 2002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으며, 올해도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 2002년 1만3000건이었던 피해사례가 지난해 2만2000건으로 증가했고, 올들어서는 월평균 2300건에 달할 정도다. SK텔레콤에 비해 가입자수가 상대적으로 작은 KTF도 올들어 월평균 600건에 달하는 명의도용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명의를 도용당한 피해자들은 대개 주민등록증 분실에 따른 것이다. 본인 실수로 주민등록증을 분실한 경우도 있지만 도난당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서울의 사는 윤모씨의 경우는 자신이 가입한 적도 없는 011번호가 무려 4개나 개통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진위여부를 파악해보니 친구가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훔친뒤 몰래 개통한 것이었다. 윤씨는 이 때문에 무려 250만원이 넘는 요금을 체납하게 됐고, 체납이 1년이상 장기화되면서 신용불량자 리스트에 오르는 신세가 됐다. 당시 윤씨의 주민등록증을 훔친 친구는 다른 친구 4명의 주민등록증도 훔친 것으로 드러나, 가입당시 본인확인 여부가 어느 정도 허술했는지를 보여줬다.

 서울에 사는 이모씨도 군복무사이 동생이 자신의 명의로 016에 개통한뒤 한번도 요금을 내지 않아 50만원이 넘는 요금체납고지서를 받아야 했다. 이모씨는 KTF로부터 요금을 내지않으면 신용불량자로 등록하겠다는 우편물까지 받은데 격분해 현재 KTF와 대리점을 상대로 명의도용 피해신고를 접수해놓은 상태다.

 대리점이나 판매점 업자에 의한 피해도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광주에서는 70명의 고객명의를 도용해 수천만원 상당의 휴대전화를 개통한 판매업자가 사기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이 경우는 판매업자가 휴대전화 구입 할부계약서를 위조한뒤 이를 대리점에 제출, 휴대전화 114대를 빼돌린 혐의다.

 ◆단속은 속수무책 이처럼 신분증 도용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이통서비스업체는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통사별로 명의도용을 담당하는 직원을 두고는 있지만 피해가 접수되기 전에는 알지 못하고, 대리점이나 판매점 단위에서 의도적으로 개통하는 경우에는 색출이 더욱 어렵다고 말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800만명 가입자 가운데 5%에 해당되는 70만~90만명의 가입자가 체납고객”이라며 “피해고객이 신고하지 않은 이상 체납자 가운데 명의도용 사례를 찾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불량자는 기본적으로 가입이 안되는데, 신용불량자가 아닌 노숙자 명의로 개통하는 경우도 적지않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명의도용을 우려해 1인당 4대이상 개통을 못하도록 원칙을 세우는 한편 대리점 실수로 개통된 경우에는 대리점에게 배상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문단속을 하고 있지만 피해건수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KTF나 LG텔레콤도 이같은 피해를 막기위해 가입시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지만 대리점과 판매점 단위에서 실행이 거의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KTF 관계자는 “미성년자 악의에 의한 도용이 특히 많다”면서 “대리점주 입장에서도 미성년자 도용문제는 사건이 터지면 직접 경찰서에 불려다니면서 소명해야 되기 때문에 철저하게 관리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리점이나 판매점 단위에서 명의도용 사례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은 실적 때문이다. 이통시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신규가입자수는 급감하고 있어, 수익확보에 비상이 걸린 대리점과 판매점들은 가입절차는 무시하더라도 고객유치가가 우선시될 수밖에 없다.

 이는 이통서비스와 대리점, 판매점간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 직영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리점들은 별개의 사업자로 운영되고 있고 판매점은 대리점의 2차 유통을 담당하면서 점조직처럼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이통사업자의 통제권 밖이다. 그래서 ‘우선 가입시켜놓고 보자’는 식이 통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휴대요금을 못내서 연체자로 등록된 사람은 80만명에 달한다. 연체자 가운데 3개월동안 30만원 이상 체납하면 곧바로 신용불량자로 등록된다. 따라서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명의를 도용당한 피해자들 역시 하루아침에 신불자 신세가 되는게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일단 피해를 당한 사람은 곧바로 이통서비스업체에 명의도용신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통신위원회 등에 고소장을 접수해야 구제받을 수 있다. 사업자나 대리점의 가입절차 소홀로 밝혀지면 체납요금을 내지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후대책일뿐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해보인다. 이통사에 접수된 명의도용 가운데 30~40% 정도만 체납에서 구제될뿐 나머지 피해자들은 고스란히 개인몫으로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휴대폰이 고가행진을 하면서 현금화가 손쉽고 근자들어 카드깡처럼 휴대폰으로 ‘깡’을 전문적으로 해주는 곳이 생기면서 피해는 더욱 늘고 있다”며 “이통시장의 유통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단말기 보조금이나 명의도용 사례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