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내사랑 감상문
기본 주제방 2004/07/16 16:35   http://blog.azoomma.com/lym2099/144327

한 인간의 열정과 사랑은 외향적으로 울퉁불퉁한 근육을 가지고, 농구선수의 키에, 씨름선수의 힘을 가진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겨우 33kg, 같은 여자이지만 내 몸무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던 루실은 큰 덩치를 가진 내 자신을 쪼그라 들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녀는 내게 조소할 수 있는 그런 작지만 위대한 거인인 셈이었다.

 

아줌마닷컴에서 아프리카 내사랑을 무료로 준다는 이벤트를 보고 책을 신청했다. 공짜로 책을 받아 볼 수 있다면 그야말로 ‘재수’였기 때문이다. 평소 책을 잘 읽는 편이긴 했지만 2-3년 전부터는 월간 단행본만 짬짬이 넘기고 있을 뿐이었다. 회사에서 쉬는 시간이나 무료할 때 인터넷 바다에 산재해 있는 다양한 읽을거리들로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아컴에서 보내 준  ‘아프리카 내사랑’……책 표지를 보고 ‘이 여자…..참 행복해 보인다…’라는 생각을 맨 처음 했다. 아이를 다리로 안아 가슴으로 받혀 먼 곳을 응시하는 그녀의 모습….나무 둥치에 몸을 기대고 여유로운 웃음을 머금은 그녀…나를 주눅들게 한다. 나 자신이 여자이기 때문에 피에르 보다는 루실에 대한 인상이 너무 컸고 맨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 이미 내 가슴에서 살아있는듯 움직이는 그녀를 느꼈다.

 

사랑하는 피에로를 따라서 찾아간 아프리카..그곳은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고향이 된 곳이다. 그녀가 우간다로 갈 때, 미국에서 그녀를 의사로 받아 주지 않았을 때처럼 분별력 있는 여성과 감성적인 여성, 이 두 여성이 싸우고 있지는 않았다. 그녀가 느끼는 피에로의 신뢰, 그것을 기초로한 그녀의 자신감은 두 달을 여정으로 하는 아프리카행은 고민할 따위 없는 것이었고, 그것을 피에르는 용기라 생각했다. 그녀의 유년시절을 보면 사실 그다지 자신감 넘치거나 용기가 있었다거나 하지 않았는데 망설임 없이 피에로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던 것이다. “당신이 가면 나도 가겠어요.” 이것이 그녀의 인생을 결정한 한 마디였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도착한 우간다…그녀의 생각과는 차이를 보이던 병원. 훈련을 받는데만도 두달은 걸릴 수 있다는 말에 걱정이 앞서긴 했지만 하루도 채 되지 않아서 훈련이 끝나버렸다. 여기서 나는 루실의 천재적인 의사의 능력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루실이 이미 아프리카를 떠날 수 없으리라는 것도 직감했다. 아프리카는 그녀를 필요로 할것임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루실 또한 그녀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을 쉽게 저버릴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척척 맞아떨어지는 두 사람의 손발..두 달간의 여정이 끝날 무렵 피에로가 병원을 세워 일하는데 루실의 필요성을 깨달아 어떠한 준비도없는 청혼을 하는 대목에서 그저 순탄하게 결혼이 이루어 질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나의 오산이었다. 루실은 고민하다 두 달이 지나고 다시 프랑스로 되돌아 와버렸던 것이다. 정말 인생은 연극인가? 마침 피에로도 아버지의 병환으로 이탈리아에서 잠시 머물게 되었고, 루실은 자신의 마음속에 이미 피에로를 향한 사랑이 자리잡고 있음을 느껴 그와 함께 우간다로 되돌아 라코어 병원 내의 예배당에서 결혼을 한다. 그 결혼은 사랑을 기반으로 한 서로에 대한 믿음이 뒷받침 되었고, 그들의 아프리카에 대한 꿈이 일치하였기 때문에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것을 보면 루실과 피에로의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은 아프리카의 태양마저도 사랑할 수 있었던 그들의 삶을 이끌어주는 원동력이 었다는 생각이 든다.

 

신혼여행을 마치고 그들은 마치 하나가 된듯이 일을 했다. 마취시키는 피에로와 수술하는 루실은 마치 한몸과도 같았으니…루실의 수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마음에 와 닿았다. 속도를 빨리하는 것..감염의 위험을 줄여아 겠으니 그럴수 밖에 없었겠지만, 또한 그녀는 수술팀에게 복종을 하도록 했다. 수술중에는 모두 입을 다물고,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하며 느슨한 태도와 팔짱을 끼는 행동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우간다라고해서 조금 느슨하게 일을 한적은 없었다. 그녀는 최대한의 능력을 이끌어 내어 아프리카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내고자 애썼다. 우간다였기 때문에, 아프리카였기 때문에 그녀는 더 열심히 했는지도 모를일이다.

우간다…그곳은 내전과 에이즈로 뒤덮인 공포의 장소였고, 정부군과 반군에 의해서 의약품과 생필품을 약탈당하기도 했지만 루실과 피에르는 끝까지 지켜내려 애썼고, 그럼에도 그들은 아프리카를 떠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 열악한 환경과 조건에서도 병원을 지어 35년간의 긴 세월을 사랑과 헌신, 봉사로 아프리카를 어루만져 주던 그들에게서 진정한 의술과 희생을 배웠다. 그리고 내가 의사였다면,,,,자의로서가 아닌 아프리카 오지로 파견되어 간 의사였다면 어땠을까하는 가정도 지어보았지만 그 대답은 도망이었다. 의사 가운을 집어 던져 버리고 되돌아 오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것이다.

 

이 시대 의사들 중에서도 루실과 피에로처럼 희생과 봉사정신이 강한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대다수는 이미 돈을 잘버는 기술자일 뿐이다. 자격증을 따고, 그 자격증을 담보로 결혼에서도, 재력에서도 한 몫 잡아 보자는 심산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을 한다. 많은 의사들이 이 책을 읽어서 그런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본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책에서 루실은 그녀가 에이즈가 아닌 유방암과 싸우고 있었더라면 사람들의 과연 그녀에게 이렇듯 환호를 보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제 연예기사가 떠오른다. 영화배우 정다빈씨가 애인의 아버지가 에이즈 환자였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물음에 대한 답변이다…도망가겠다….아프리카 내사랑을 거의 다 읽은 나였기에 감히 나는 그녀에게 언어의 돌팔메를 가했다. ‘루실을 아니? 피에르를 아니? 에이즈를 아니? 사랑을 아니? 희생을 아니?’ 어쩌면 아직까지도 우리 모두가 모르는 그것을 이미 오지의 땅, 아프리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배우고 있었고, 느끼고 있었고, 실감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모두 그녀, 루실과 그, 피에르의 사랑으로 말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녀가 아프리카를 위해 희생한 정말 봉사와 사랑이 투철한 여의사라고 생각하고 있고, 나또한 그렇다. 하지만 그녀는 스스로가 희생을 했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고 했다. 그녀는 아프리카의 모든 것들을 사랑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녀가 병원의 무화과 나무 아래에 자리를 할 때까지 그녀는 아프리카를 사랑했으리라. 지금 피에르와 함께 나란히 자리하면서 어깨동무를 하고 무화과나무를 지탱하며 여전히 아프리카를 보듬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함께 사랑했던 아프리카의 공기를 마시고, 무화과 향을 느끼고, 태양을 받으며…..

 

이 책을 읽고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진정한 사랑과 희생을 알게 해 준 ㈜들녘과 미셸 아르스노, 이재형, 아줌마 닷컴에 감사를 드리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