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서울 정동의 주한 캐나다 교육원 문화어학원으로 2~5세의 한국 어린이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프랑스인 학교 영어교사인 조슬린 코모 주한 캐나다 대사 부인이 '어린이 날 선물'로 마련한 '스토리 텔링 이벤트(책 읽어주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파란눈의 코모 아줌마'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가 준비한 이야기는 어머니의 자식 사랑을 감동적으로 그린 '언제나 너를 사랑해(Love You Forever)'와, 노래와 춤으로 전개되는 '몸을 흔드세요(Shake My Sillies Out)'라는 캐나 다 동화. 그는 이야기꾼이 아니라 '1인극 배우'였다.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직접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 '꼬마 청중'에게 즉석 질문도 던졌다. 어린이들은 마치 엄마가 한국어로 들려주는 동화에 빠진 듯 이야기에 몰입했다.
그는 유별나게 아이와 책을 좋아하는 교사다. 대사부인으로서 직업을 갖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워낙 아이들을 사랑하고 교사라는 직업에 보람을 느껴 힘이 닿는 데까지 시간을 아껴서 가르치려 한다. 이날 행사도 그런 마음의 표현이다.
코모 여사는 "1주일에 두 차례 프랑스인 학교에 나가 학생들에게 영어책을 읽어 주는데 아이들이 굉장히 많은 것을 습득하더군요"라면서 "그것을 지켜보는 것이 큰 기쁨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책 읽어주기 대상은 어린이만이 아니다. 책을 읽어주려는 마음은 집과 교실 밖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자원봉사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녹음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다.
코모 대사 부인은 대단한 독서광이다. 북클럽 회원으로 2주에 한 권씩 책을 읽고 토론을 한다. 인터뷰 중에도 책에 대한 그의 열정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캐나다 책을 한 가방 가득 들고 나와 한 시간 넘게 그 책들과 작가에 대해 일일이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으로는 마가릿 에드워드의 '잉글리시 패전트', 자넷 쿤의 '잉글리시 페이션트', 가브리엘 르와의 '내 생애 최고의 아이들' 등을 들면서 읽어보라고 권했다.
교사라는 직업에 보람 느껴
코모 여사는 "요즘은 영상세대니 컴퓨터세대니 하며 독서를 게을리 하는 인구가 늘고 있지만 아직도 책은 지식을 얻는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하며 "책 읽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그림책이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코믹북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재미있는 책을 통해 독서 습관을 길러주라는 충고다. 그는 "해리포터를 보세요. 마술, 판타지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주제를 담고 있어 전세계 어린이들로부터 사랑받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어린이 독서 방법에 대해 "부모나 교사가 아이들과 함께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상호작용이 필요합니다"라고 역설했다.
그의 조언은 독서법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한국 부모들이 자녀에게 공부와 과외활동을 열심히 시키는 건 나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자유롭고 충분하게 놀 시간이 있을 때만 그렇다"고 말했다.
전세화〈자유기고가〉 newswriting@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