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신용 대출, 믿어도 될까?
무담보, 무보증, 무방문으로 대출이 가능하다? 최민식, 김하늘, 최수종 등 톱스타들을 광고 모델로 내세운 신용 대출 업체들의 속삭임은 달콤하기만 하다. 더구나 요즘은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이 절실하고 또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있는 터라 귀가 솔깃해지는 게 사실이다. 잘만 이용하면 긴급할 때 적절히 도움 받을 수 있지만 잘못했다가는 패가망신하기 십상인 신용 대출. 어떻게 포장해도 결국은 ‘사채’라는 일반적인 인식도 한몫 더해 사람들의 망설임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데…. 신용 대출, 정말 믿고 빌려 써도 될까?
 최근 발표된 11·15 부동산 대책 이후 은행에서 주택 담보 대출을 받는 것이 더 어려워진 실정. 따라서 사람들의 시선은 제2, 제3 금융권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신용 대출 업체. 현재 신용 대출 업체의 수는 전국적으로 미 등록 업체 2만5000여 개를 포함해 모두 3만6000여 곳으로 추정된다. 그중 대표적인 업체가 리드코프, 러시앤캐시, 원캐싱, 산와머니 등. 이른바 ‘대부 업체’로 불리는 이 업체들은 대체로 금리 연 36~66%에 한도액 500만~1000만원 이하의 소액 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다.
01.소액 단기 대출에 유리하지만… 은행에서조차 대출을 거절당한, 서민의 마지막 보루인 제도권 금융기관이 바로 대부 업체. 그동안 불법 대출 업체의 고금리로 인해 좋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수많은 대부 업체 중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 합법적인 대출 업체는 엄연히 ‘소액 금융’을 담당하는 금융 기관인 것이다. 은행 대출이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는 반면 대부 업체는 무담보, 무보증 소액 대출 전문으로 급히 현금이 필요한 서민층이 단기간에 소액을 신속하게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짧게는 30분 안에 심사에서 대출까지 완료되는데 대출 금액은 대개 1000만원 이하. 100만원을 연 66% 금리로 대출 받았을 때 하루 이자는 1800원이 되는 셈이다. 현재 은행들이 이자를 한 달 단위로 부과하는 것과는 달리 신용 대출 업체들은 하루 단위씩 부과하기 때문에 단기 대출에 적격이다. 게다가 저축은행들은 취급 수수료나 신용조사료 등의 명목으로 대출금의 5~7%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 데 비해 대출 업체에서는 이런 수수료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02.66% 이하 고금리에 연체 이자까지 따로 적용… 빠르고 간편하게 게다가 보증도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장점 이면에는 엄청나게 높은 금리라는 최대의 단점이 있다. 실제로 급한 마음에 대부 업체에서 돈을 빌린 많은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이자금액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연 금리 외에 연체 이율까지 따로 적용하고 있으니 약속한 날짜까지 상환하지 못할 경우 원금보다 이자가 더 늘어나는 상황도 허다하게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대출 업체를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선택해 낭패를 보는 경우도 생긴다. H씨는 2005년 1월 말 대출 업체로부터 100만원을 대출받은 뒤 매월 20만원씩 갚아왔는데 2006년 3월 나머지를 모두 상환하기 위해 알아보니 잔액이 90만원이 넘었다. 알고 보니 이자율이 220%였던 것. 이자율 한도가 연 66% 이하로 제한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를 어기는 업체들이 많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대부 업체의 신용 조회로 인해 소비자 신용이 떨어질 위험도 있다. 일부 은행에서는 대출 업체에 신용 조회를 한 사람에게 최소 1년간 대출을 안해주기도 하기 때문. 그렇게 되면 일반 금융권과의 거래에 제한이 생기게 된다. 신용정보 조회기록은 조회일로부터 3년간 보존되며, 조회기록이 많을수록 고금리 상품이 안내되고, 과다 보유한 경우에는 직접적인 대출 거절 사유로 작용할 수도 있다.
03.꼭 필요하다면, 함정을 피하는 법부터 연구… 대부 업체가 성행하면서 피해 사례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J씨는 급히 목돈이 필요해 생활정보지의 대출 광고를 보고 문의를 했다가 사기를 당했다. 수수료 300만원을 입금하면 8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소리에 입금을 했지만 연락이 두절됐던 것. 이런 경우를 대비해 대부 업체와 거래를 할 때는 기본적인 사항을 갖추었는지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 사업자등록번호, 대표자 성명, 연이율, 영업소 주소와 연락처 등이 그것. 특히 신용 대출 업체 등록이 되어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영업을 하는 불법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렸다가는 연 수백% 수준의 살인적인 금리를 내야 할지도 모를 일.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정부 기관 로고와 함께 ‘승인율, 만족도 1위, 최저이율보장’같이 그럴싸한 문구들로 포장해놓은 업체들도 많으니 걸러낼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법정 이자율 한도(연 66% 이하)를 지키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체크 포인트. HBasset 매니지먼트 서기수 대표이사는 되도록 신용 대출 업체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며 “대부 업체의 도움을 받지 않도록 사전에 대비를 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지만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수입과 상환 계획을 명확하게 세우고 꼼꼼히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기획 : 박진영 ㅣ 포토그래퍼 : 이병준 ㅣ여성중앙ㅣpatzzi배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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