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원에서 전통 방법으로 분만한 엄마들의 체험담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조산원에서 아이를 낳지?’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전통 방식을 고집한 엄마들의 조산원 체험담에 귀를 기울여보자. 아기와 엄마를 위한 인권분만을 할 수 있다.

르봐이예분만, 공분만, 수중분만, 아로마분만…. 이름도 생소한 특수분만이 보편화되고, 이도 모자라 아이에게 시민권을 얻어주겠다는 욕심에 외국으로 원정출산을 떠나는 산모들이 늘고 있다.

한창 유행처럼 퍼지던 수중분만이 태아에게 감염의 위험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 돌면서 급격히 감소했고, 얼마 전에는 원정출산을 떠난 산모가 아이를 잃기도 하는 기막힌 일이 있었지만 때마다 유행하는 분만법은 끊이질 않고 엄마들은 좀더 나은 분만법을 쫓게 된다.

예전 우리 전통의 분만법을 살펴보면 요즘 유행하는 특수분만과 분만 과정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조명을 어둡게 해 자궁 속 환경을 연출하거나 아이를 낳자마자 엄마에게 안겨 정서적인 안정을 전달하는 방법, 산모의 안정을 위해 온 가족이 분만에 참여하는 분만 방법은 우리네 전통 분만과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라고 여겨지는 전통 분만이 아기의 정서적인 안정과 엄마의 두려움을 없앨 수 있는 가장 현대적인 분만 방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조산원에서 분만을 한 여섯 명의 엄마들이 입을 모아 조산원을 예찬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연분만에 자신감을 갖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태아에게는 촉진제 등의 인위적인 방법을 가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산도를 통과하게 해주며 산모에게는 회음부 절개를 하지 않아 출산 후 빠른 회복을 가능케 해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분만법이라는 것이 그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아직도 산파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낳는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 그들은 반문한다.

“아이를 낳을 때마저도 엄마의 비뚤어진 사랑을 보여주고 싶습니까?”

“가정식 전통 분만은 아이와 엄마에게 스트레스를 덜 줘요”

아이를 가지면 누구나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한번쯤 갖게 돼요. 그런 산모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나도 자연분만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거예요.

엄마 체형이 작아서, 태아가 너무 커서… 등의 이유를 대며 제왕절개를 권유하는 것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죠.

30년 동안 1만명이 넘는 아이를 받아오며 제가 느낀 것은 분만은 태아와 산모의 의지와 노력이 있어야 된다는 거예요. 산도를 제 힘으로 통과하면서 아이는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게 돼요. 엄마 역시 자연분만을 통해 자궁속 노폐물을 말끔히 내보낼 수 있어 좋아요. 아이를 낳고 난 후에 인위적인 자극으로 씻기기보다 100분간 옷을 벗겨 엄마 옆에 뉘어놓죠. 양수와 태지가 자연스럽게 피부로 스며들면서 아기의 피부는 단단해지고, 감기 같은 질병에 면역력이 생기게 되죠.

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를 엄마와 격리하지 않고 엄마 곁에 놓고 때마다 모유를 먹이는 것도 아이의 정서적 안정과 산모의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답니다.

조산원에서 분만한 엄마들의 이유 있는 한 마디

“아이가 빨리 안정을 취할 수 있어요”
김진옥(31세, 서울 광진구 노유1동)

● 전통분만을 택한 이유는요
아이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줄 수 있다는 르봐이예 분만에 관심이 많았어요. 하지만 랑이(39개월)를 낳을 때 제대로 르봐이에 분만을 하는 곳이 없어서 르봐이예 분만법과 비슷한 전통분만으로 아이를 낳게 되었어요.

● 전통분만이 좋은 점은요
전통 분만을 인권 분만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아이의 입장에서 가장 편안한 환경을 조성해주거든요. 아기가 빨리 안정을 취해서 좋았어요.

“자연분만을 끝까지 시도할 수 있어요”
박준경(34세, 서울 광진구 노유1동)

● 전통분만을 택한 이유는요
기범이(3개월)는 임신 8개월까지 거꾸로 있어 산부인과에서 제왕절개를 권했어요. 하지만 자연분만을 꼭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조산원을 찾았는데 진통이 시작되고 10분만에 아이를 낳았어요.

● 전통분만이 좋은 점은요
기범이는 세상에 나올 때 스트레스를 덜 받아서인지 칭얼거림도 덜하고 웬만해서는 짜증을 내지 않아요.

“온 가족이 함께 분만에 참여할 수 있어요”
장혜수(34세, 서울 구로구 개봉2동)

● 전통분만을 택한 이유는요
저는 남편을 분만에 동참시키고 싶었어요. 분만은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부부가 함께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가족분만 형태로 아이를 낳는 조산원에서 출산을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 전통분만이 좋은 점은요
아이를 낳고 나서 진용이(9개월), 저, 남편이 함께 한 방에서 밤을 보냈죠. 아이를 떼어놓지 않고 함께 있을 수 있어 좋았어요.

“다양한 자세로 진통을 견딜 수 있어요”
정정임(30세, 서울 노원구 중계4동)

● 전통분만을 택한 이유는요
워낙 겁이 많은 저는 온 가족이 함께 분만실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조산원에서 아이를 낳을 때 저와 남편, 친정 엄마, 친구까지 제 옆에 있어줘서 두려움을 줄일 수 있었어요.

● 전통분만이 좋은 점은요
이틀 동안 진통을 하면서 저는 조산원 화장실에 앉아 진통을 줄였어요. 병원에선 누워 있어야 하는데 반해 진통이 심해질 때마다 다양한 자세를 취할 수 있어 좋았어요.

“100분 동안 아이를 벗겨 놔 피부가 깨끗해요”
하지은(28세, 서울 답십리 2동)

● 전통분만을 택한 이유는요
현지를 임신하고 나서 산부인과를 두 곳이나 옮겨다닐 만큼 불안한 마음이 컸어요. 산부인과에서는 제가 덩치가 작고, 체력이 약하다며 제왕절개를 권유해서 자연분만을 위해 조산원을 찾았어요.

● 전통분만이 좋은 점은요
옷을 벗겨놓은 채로 양수와 태지가 자연스럽게 피부로 흡수되게 하니까 다른 아이보다 피부 트러블이 적어요.

“분만 후 회복이 빨라서 좋아요”
김유경(36세,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 전통분만을 택한 이유는요
출산이라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이뤄져야 하잖아요. 태어날 때부터 병원에서 아이에게 인공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지 않았어요. 조산원에서 아이를 낳을 때는 촉진제를 쓰지도 않고, 회음부 절개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조산원을 찾았어요.

● 전통분만이 좋은 점은요
회음부 절개를 하지 않아 출산 후 회복이 빠르고, 아이를 떼어놓지 않아 모유수유를 마음껏 할 수 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