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수익률 60%, 실물펀드에 가입했나요?

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을 거듭하면서 실물(원자재) 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실물 펀드 중 해외역외펀드 상품들이 고수익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 예로, 한국시티은행과 외환은행이 판매 중인 ‘메릴린치 뉴 에너지 펀드’의 경우, 1년 수익률 66.64%, 3년 누적 수익률은 176.2%에 이른다. 이에 따라 큰 폭의 투자 금이 실물 펀드로 옮겨간 상태이고, 국내 금융사들도 실물 투자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실물 펀드 역시 ‘묻지마 투자’나 ‘몰빵’ 투자는 금물. 전문가들은 “실물 펀드는 고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손실 위험도 큰 편이다”면서 “분산 투자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물 투자 펀드란…

실물 시장은 상품 시장이라고 불린다. 상품(실물)이라 하면 보통 금과 석유 등을 떠올릴 수 있는데, 그 폭이 넓다. 자동차를 만드는 원자재인 알루미늄과 고무,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 또 밀과 옥수수, 면화, 콩, 양모, 커피, 설탕 등 모든 원자재가 상품 시장의 구성 요소다. 최근 주목받는 금, 은 등 귀금속 시장도 상품 시장에 포함된다. 이들 원자재에 투자하는 펀드가 실물 펀드이며, 실물 펀드는 주식과 채권 펀드와 더불어 분산 투자라는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상품 중 하나다.

실물 펀드, 왜 이렇게 뜨는 걸까…

사실 상품 시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펀드 투자자 사이에서 변동성이 매우 큰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주식 시장이 활황인 국면에서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기도 한다. 주식이나 채권과 다르게 시장 정보도 많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왜 요즘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실물 펀드로 옮겨가는 것일까. 연초 이후 국내 주식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게 큰 이유다. 반면 유가와 금, 아연과 같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실물 펀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또 하나. 최근 국내외 경제 여건을 두고 ‘신3고(高)’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유가가 고공 행진 중인데다 원화 가치가 상승(환율이 급락)하고 금리가 꾸준히 오르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변화가 필요해졌고, 실물 펀드는 인플레이션 방어가 뛰어나다는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물 펀드, 어떻게 가입하나…

먼저, 상품 관련 인덱스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국내 운용사가 운용하는 실물 펀드 상품은 모두 실물 관련 인덱스 파생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로 보면 된다. 지난해부터 출시되고 있는 삼성투신운용의 멀티에셋파생상품 펀드, 에너지 가격, 오일인덱스파생상품 등과 함께, 최근 대한투신운용에서 출시한 대한 퍼스트클래스 커피설탕채권 펀드, 우리자산운용의 우리Commodity인덱스 펀드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원자재 관련 해외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방법이 있다. 현재까지 국내 운용사 가운데, 광산주나 에너지 관련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는 없다. 이는 남미, 러시아 등 원자재 생산 국가에 대한 리서치 비용이 많이 들고, 운용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이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한국투자증권, 시티은행, HSBC 등에서 판매하는 해외 역외 펀드를 이용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실물 역외 펀드는 6개 정도. 에너지 관련주에 투자하는 메릴린치 뉴에너지 펀드, 광산주에 투자하는 월드 마이닝 펀드,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메릴린치 월드 골드 펀드 등이다. 참고하자면, 수익률 면에서는 해외 펀드 상품의 수익률이 국내 운용 상품에 비해 크게 높은 편이다.

실물 펀드, 앞으로도 꾸준할까…

상품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원칙으로 결정된다. 쉽게, 공급이 줄어들고 수요가 급증하면 상품 가격이 올라가는 것. 최근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의 빠른 경제 성장이 지속되면서 원자재 수요가 늘고 있는 상태라 당분간 원자재 수요는 지속적인 강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상품 시장은 투자 위험을 나타내는 변동성이 큰 시장이므로 투자 위험성과 장기 투자를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실물 펀드에 가입할 때는 어떤 점을 따져봐야 할까. 한국펀드평가 박현철 애널리스트는 “실물 펀드에 대한 기대 수익률을 달성하면서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의 10% 내외 수준에서 실물 펀드 가입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기획 : 강승민ㅣ 포토그래퍼 : 박현철 ㅣ여성중앙ㅣpatzzi김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