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인사동 쌈지길을 가다

인사동 쌈지길은 말 그대로 건물이라기보다는 길이다. 골목길을 걸으며 작은 가게의 물건을 구경하는 사이 어느새 4층 네오름길에 도착하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 쌈지길에는 오래된 것들에 대한 만든 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 쌈지길 제대로 즐기기 위한 체크 리스트

쌈지길이라는 건물 이름부터 첫걸음길, 두오름길 등 곳곳에 우리 이름을 붙였고 쌈지길 가게들의 목재와 주춧돌을 건축에 활용했다. 쌈지길을 걸을 때 얻는 또 하나의 기쁨은 보기만 해도 마음 흐뭇해지는 물건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쌈지길은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지 않으면 지금은 그냥 두고 보기만 해도 좋은 물건들을 하나의 건물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1_반드시 홈페이지를 확인하라
( www.ssamziegil.co.kr )

쌈지길에는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많지만 준비 없이 방문했다가는 감동 없이 나와야 한다. 안내 책자에 나온 개개의 매장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고 매장 아르바이트생이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

2_갤러리 전시 일정과 이벤트를 확인하라

복합 문화 공간을 표방하고 있는 쌈지길에는 3개의 갤러리가 있으므로 홈페이지에서 보고 싶은 전시를 미리 체크하는 것이 좋다. 즉흥무대에서는 종종 입춘대길 행사와 같은 이벤트가 있는데, 이 역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3_관심을 갖고 수시로 체크하면 좋은 클래스에 참여할 수 있다

쌈지길 몇몇 가게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흙놀이 교실 등 여러 가지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강좌들은 가게 단독으로 열기 때문에 홈페이지에는 게재되지 않는다. 따라서 전화 체크를 통해 스스로 찾아야 참여할 수 있다.

4_계획적으로 돌아보라

길의 처음과 끝이 쭉 이어져 있는 쌈지길이지만 나름의 돌아보는 방법이 있다. 1층으로 들어가 쌈지 매장부터 시작해 길을 따라 매장들을 둘러보면 어느새 4층에 다다른다. 하늘공원에 들렀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갈 것. 전통다과점이나 음식점에서 식사 후 지하 매장의 액세서리와 생활 소품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5_선물을 사러 갔다면 도자기를 중점적으로 보라

쌈지길에는 고가의 제품이 많은데, 도자기 매장에서는 의외로 저렴하고 폼 나는 아이템들을 발견할 수 있다. 누구의 작품이라는 설명과 함께 선물하면 감동이 더할 듯.

◐ 쌈지길 선물 리스트

1. 쌈지의 인사동 매장에는 한국화 작품 속에서 모티브를 따온 상품들이 많다. 가방. 15만5천원·쌈지

2. 이화여대 디자인코리아연구소 교수와 졸업생들의 작품. 스타일리시한 빨간색 머플러는 양모 펠트로 만들어졌고 장식으로 들어간 원은 실크 소재이다. 45만원·이결

3. 배재대학교 교수와 제자들의 작품을 전시한 ‘배재대해조옻칠’직사각형의 소품함 위에 나전칠기로 장식이 되어 있는 작품은 이광웅 작. 2백만원·배재대해조옻칠

4. 젠 스타일의 그릇으로 인기를 모은 도예가 김선미의 숍 ‘다믐’. 절제된 라인과 자연스러운 색감이 특징인 사각 철류는 접시로 사용할 수 있다. 대 6만원, 소 4만5천원·다믐

5. 숨의 방짜유기 제품들은 고유의 재료와 모던한 디자인의 조화가 돋보인다. 이형근이 만든 방짜유기에 숨의 디자인을 입혀 현대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방짜유기 종지 3만5천원, 수저받침 1만9천원·숨

6. 전통적인 소재로 실용적인 제품들을 만드는 숨의 제품. 쿠션에 저지 소재를 빙 둘러 박아 현대적인 이미지를 창조했다. 쿠션 3만9천원·숨

7. 조선백자의 현대화를 연구하는 도자제품연구회의 작품을 전시하는 ‘1260#’. 머그 위에 파란 모란이 단아하게 피어 있는 작품은 김미자의 청화모란문 머그. 2만5천원·1260#

8. 부여전통문화학교의 천연 염색 작품을 판매하는 ‘람’에서 건진 소품. 칡 이파리와 오배자를 명주에 염색해 만든 지갑은 전통적인 색감이 잘 살아 있다. 8만원·람

9. 실용적이면서 따뜻한 느낌을 주는 그릇을 만들어온 도예가 이윤신의 숍.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머그. 3만5천원·이도

10. 단국대 박종훈 교수와 그 제자들로 구성된 나눠요도예연구소 작품. 금잔 세트는 도자기의 겉은 옻칠을, 안은 금박을 입힌 작품. 70만원·박종훈점

11. 이곳에서는 국내외 대회에서 시상한 작품들이 대부분이어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안목이 높아진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나전장 정명채 작 ‘나전모란당초머릿장’ 가격미정, 서울시 무형문화재 소목장 김창식 작 ‘좌경’ 가격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