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주춤, 몸값 상승 임대 아파트

보증금과 월세가 싸고 나중에 분양으로 전환할 수도 있는 임대아파트가 재테크의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판교 신도시 등 노른자위 주거지에서 중대형 임대아파트를 선보이게 돼 몸값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임대아파트의 진화

종전에는 임대아파트라고 하면 평수가 작고 품질이 떨어져 무조건 서민아파트로 치부했다. 그러나 최근 건설된 임대아파트는 외형상 일반분양 아파트와 차이점을 찾기 힘들다. 과거에는 복도식이 대부분이었으나 요즘은 계단식이 많고 초고속정보통신망이나 위성방송 장치도 갖추고 있다. 크기도 일반분양 아파트 32평형(전용면적 25.7평) 수준으로 커졌다. 판교신도시와 송파신도시 등 앞으로 택지개발지구에서 공급될 임대아파트는 40~50평형의 중대형도 선보일 예정. 정부 지원도 전폭적이다. 2012년까지 모두 1백만 가구의 국민임대주택을 짓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 임대주택 건설을 도울 국민주택기금을 지난해보다 40%나 늘렸다. 주택시장에 새로이 발을 들여놓는 젊은 층의 집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살기 좋으면 ‘내 집’이든 임대아파트든 가리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늘었다. 또 임대아파트의 대부분은 대단위 택지개발지구에서 분양되기 때문에 입지 여건이 좋은 편. 올해 예정된 임대아파트 물량은 4만1천여 가구로 지난해보다 조금 줄었지만 ‘내용’이 좋다. 1급 지역인 서울 송파구 장지지구, 판교신도시를 비롯해 경기도 의왕 청계지구, 화성 동탄신도시, 인천 삼산지구, 화성 태안지구, 고양 풍동지구, 용인 신갈지구 등 주거지로서 발전 전망이 밝은 곳이 즐비하다. 서울 강서구 발산지구, 인천 영종지구, 남양주 진접지구, 용인 서천지구도 관심 지역이다.

임대아파트의 종류

국민임대주택 주택공사, 지방공사 등이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짓는 임대주택. 임대기간이 30년으로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분양 전환이 되지 않는다. 시중 전세 가격의 50~70% 선에서 공급. 국민임대주택은 입주 자격이 까다롭다. 전용면적 50m2(15평) 미만은 도시근로자 전년도 소득의 50% 이하의 소득 수준인 무주택 가구주면 청약통장 없이도 청약이 가능하고, 전용면적 50㎡ 이상은 도시근로자 전년도 소득의 70% 이하인 무주택 가구주로서 청약저축에 가입해야 한다. 국민임대주택은 임대를 받고 2년이 지난 뒤 관계 법령이 정한 입주 자격 요건에 맞으면 2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할 수 있다. 국민임대에 당첨되어도 청약통장은 해지되지 않기 때문에 입주해 살면서 계속 청약저축을 부어가며 다른 분양이나 임대주택을 노릴 수 있다. 올해 분양될 국민임대아파트는 전국 48곳, 2만6천7백31가구.

공공임대주택
주택공사나 지방공사가 짓는 임대아파트로 주로 택지개발지구나 재개발지역에 들어선다. 분양 전환되는 5년 임대와 전환되지 않는 50년 임대 2가지.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려면 청약저축에 가입해야 한다. 무주택 가구주로 청약저축(월 2만~10만원)에 가입한 뒤 24개월 이상을 내면 1순위, 6개월 이상 납입하면 2순위, 나머지는 3순위가 된다. 주공이나 지자체가 짓는 5년 임대는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80% 이하일 뿐만 아니라, 입주 5년 후에 이뤄지는 분양 전환가도 시세보다 낮아 인기가 높다. 값싼 임대료를 내면서 5년 동안 살다가 주변 동향을 살펴 분양을 받거나 새로운 임대를 구하면 된다. 50년 임대는 도시영세민이나 철거민에게 먼저 공급하고, 나머지를 청약저축 가입자에게 배정한다. 올해 공공임대아파트는 전국 8곳에서 3천6백52가구가 공급된다.

민간임대주택
민간 건설업체가 짓는 임대 아파트로 임대기간은 5년이며, 2년 6개월이 지나면분양 전환을 신청할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지 않는 순수 민간 임대는 건설업체가 청약 기준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었지만, 임대주택법시행령 개정에 따라 2003년 6월 27일부터는 공공택지지구에서 분양하는 민간 임대아파트도 무주택 청약저축 가입자로 청약 자격이 제한되었다. 그리고 당첨될 경우 5년간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는 1순위 청약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올해 민간임대아파트는 전국 13곳에서 8천5백89가구가 선보일 예정.

중형 국민임대주택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아 짓는 주택 가운데 공공기관 이외의 사업 주체가 건설하는 전용면적 60m2 초과~85m2 이하(20~30평대)의 임대아파트다. 청약예금, 청약부금, 청약저축 가입자 모두 청약 가능. 단, 청약예금 가입자는 전용면적 85m2 이하로 가입한 청약통장만 할 수 있다. 중형 임대주택은 임대 의무 기간이 10년으로 이 기간에는 분양 전환되지 않는다. 중형 임대아파트는 올해 판교신도시에 689가구, 파주신도시에 5백 63가구가 공급된다.

재테크로 접근하는 임대아파트

실거주는 물론 투자처로서도 손색이 없는 임대아파트가 적지 않다. 가장 주목할 곳은 단연 판교신도시. 판교에는 3월에 공공임대아파트 1천8백84가구와 민간임대아파트 1천6백92가구, 8월에 중대형 임대아파트 2천4백82가구가 나오는데, 특히 판교에서 처음 선보이는 중대형 임대아파트는 37~60평형 이상으로 다양하게 구성된다. 40평형대가 50% 이상으로 가장 많은 편. 임대아파트에서 50평형 이상이 선보이는 건 처음으로 50평형대 임대아파트의 상당수는 10년 뒤 분양 전환되기 때문에 투자 가치도 높다. 3월에 민간 건설업체가 판교에 공급하는 전용 25.7평 이하 임대아파트는 청약저축 가입자가 절대적으로 유리. 국민주택기금을 지원 받는 중형 국민주택은 청약저축·청약예금·청약부금 가입자 모두 청약이 가능하다.

화성 동탄신도시에서도 오는 7월, 10년 뒤 분양 전환이 가능한 공공임대 아파트(주공) 5백3가구를 내놓는다. 판교와 가까운 성남 도촌지구와 의왕시 청계지구도 유망한 지역. 분당신도시 북동쪽에 이웃해 분당의 기반시설을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판교 후광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판교의 높은 경쟁률이 부담스러운 이들은 대체 청약지역으로 선택할 만하다. 주공이 도촌지구에서 4월에 분양하는 물량은 4백8가구이고, 청계지구에선 5월에 국민임대 9백93가구를 분양한다. 수도권 북부에 생활권이 있다면 고양시 행신지구 5백84가구(11월)와 파주 운정신도시를 눈여겨볼 것. 서부권에서는 하반기에 김포 장기지구에서 4백69가구가 나온다.

은평뉴타운도 주목할 지역. 지난해 4월 착공한 은평뉴타운 1지구에서는 18~33평형 임대아파트 1천6백96가구가 청약저축 가입자들에게 분양된다. 공급 기관은 SH공사이지만 시공은 대형 건설사들이 하기 때문에 아파트 품질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입주일이 내년 7월로 빠르다는 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