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어디에서 살까?

화장품 파는 곳이 다양해졌다. 전통의 전문점부터, 아직 생소한 브랜드 숍, 드럭스토어…. 어디서 무엇을 사야 할까?

뷰티&헬스 슈퍼마켓, 드럭스토어

‘약국’으로 직역되는 ‘드럭스토어’는 구미에선 생활 편의 시설이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국내의 경우 올리브영·더블유스토어· GS왓슨스 세 곳이 있는데, 토착화에 성공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다고.

먼저 최근 명동과 홍대 앞에 매장을 낸 GS왓슨스는 아시아 최고 부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홍콩 리카싱 회장의 허치슨 왐포아 그룹과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계열사인 GS리테일이 반씩 합자해 만든 회사로, 동남아 지역에는 동네마다 한두 곳씩 있는 곳이다. 두 대기업이 만난 만큼, 190평 규모의 명동 매장은 에디터가 본 어느 나라 왓슨스보다 거대했다. 입구에서는 리플릿과 함께 물티슈와 부채, 비누 등을 끊임없이 나눠주었으며, 총 3층의 매장은 브랜드별 코너와 매대가 꽉꽉 들어차 있어 백화점이나 대형 슈퍼마켓을 연상시켰다. 약국이 먼저 눈에 띄거나 코스메디컬 브랜드 위주로 취급하는 것 같진 않았고, 국산·수입, 유명·비유명 브랜드 가릴 것 없이 웬만한 화장품은 다 모아놓은 듯했다.

상품에 따라 1+1 판매나 특가 판매 등 이벤트가 다양해서 잘만 하면 좋은 제품을 초저가에 살 수도 있다. 중간중간 ‘오직 왓슨스에서만’ 취급한다는 저렴한 티슈나 세제, 가방 등 생활 잡화를 판매하는 매대가 있으며, 꽤 쓸 만하고 저렴한 제품도 있다. 매장이 워낙 크다 보니, 미샤, 크리에이티브 네일 살롱, 약국 등은 아예 숍인숍의 형태로 들어와 있다.

‘웰니스 숍(Wellness Shop)’을 표방하는 더블유스토어는 보다 건강에 집중하는 분위기. 카운터를 중심으로 전면에 약국이 보이고, 언뜻 보기에도 식물성이나 민감성 피부용 화장품이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건강 식품 코너가 세분화돼 있어, 외국의 오리지널 드럭스토어와 유사한 모습이었다. 이곳의 특징은 전문적인 컨설팅이 가능하다는 것. 상품에 대한 문의나, 구입에 앞서 피부 진단을 받을 때도 교육받은 ‘웰니스 매니저’가 함께한다. 무료 피부 진단은 피부에 패치를 붙여 묻어나온 유분과 각질 정도를 현미경으로 보거나 직접 기계를 피부에 대고 유·수분 정도를 측정하는 시스템. 에디터의 경우, 적당한 제품 사용으로 균형 상태를 이루고 있다고 해서 오랜만에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리 마사지기나 체지방 측정기를 이용하며 점심 시간의 여유를 즐기는 손님들도 눈에 띄었다.

“여성 용품이 다양해요.” (조윤선·34세)
자주 들르는데 여성 용품이 다양해 한 곳에서 살 수 있어요. 가격도 이 정도면 괜찮고, 약국같지 않은 분위기에, 화장품 가게보다 깔끔해요.

“약국인 줄 알았는데 화장품 가게네요.” (배현숙·20세)
친구와 약 지으러 왔다가 화장품 등 물건이 다양해서 놀랐어요. 다리 마사지까지 할 수 있어 자주 와야겠어요.

공짜와 서비스의 천국, 브랜드 숍

주 타깃이 1823세대라는 휴영은 항상 축제 분위기다. 클럽을 연상시키는 댄스 뮤직에, 끊임없이 손님을 불러 모으는 캠페인 걸들의 외침과 샘플링이 어우러져 누구라도 일단 들어가 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에디터의 팔에 선블록 미스트가 뿌려졌고, 어느덧 질감을 테스트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에뛰드부터 라네즈 걸까지, 숍 이미지에 맞는 자사 브랜드를 모아놓은 ‘브랜드 숍’인 이곳에는 일반 화장품점에서 발견할 수 없는 스페셜 패키지나 아이디어 상품이 많다.

또한 모든 제품을 화장대 앞에서 테스트해볼 수 있어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의 내·외국인 손님에게 인기가 많다고. 안테나를 세우고 있으면 메이크업 클래스 등의 이벤트 참여 기회가 돌아온다. 얼마 전 세계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콧 앤드류’가 일반 소비자에게도 메이크업을 해주어 감동을 주기도 했다.

소망화장품의 ‘뷰티 크레딧’은 매우 평온하고, 여성스러운 분위기. 이곳에서는 일반 제품의 3분의 1 가격에 7백 가지 화장품을 판매한다고 하며 최근에는 건강 식품·차·다이어트 식품까지 취급해 자연주의적 이미지를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에디터가 찾은 명동점 2층은 마치 노란 장미 정원을 연상시키는 화사한 카페처럼 보였다. 이곳에서는 무료로 건강 차를 시음하며 편안한 소파에서 잡지를 읽거나 수다를 떨 수 있다. 또 하나의 서비스는 화장실 무료 개방. 강남역 점의 화장실이 특히 유명한데, 로트렉풍의 그림과 타일로 장식한 아르누보적 디자인으로 꾸며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다.

제품을 구입하고 얻는 마일리지인 ‘크레딧’으로는 피부, 두피, 모발 진단, 피부 관리, 스포츠 및 경락, 두피 마사지를 받을 수 있고, 기부하면 불우 이웃까지 도울 수 있다니 자칫하면 공짜 중독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인다. 브랜드 숍이란 한 회사의 제품만을 판매하는 곳인 만큼, 회사는 자사의 이미지와 고객 서비스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각 회사의 무한 경쟁에 가까운 서비스, 우리는 당당하게 누려야 할 것이다.

“참 재미있는 곳이에요.”(조은하·29세)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와서 화장품을 써볼 수 있어 좋아요. 좀‘오버한’듯한 분위기이기도 하지만 이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이가 들어도 계속 이용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