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부동산 투자 동호회’ 운영자에게 듣는다
인터넷 사이트의 ‘부동산 투자 동호회’는 회원들 간의 정보 교류의 장이다. 수만 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 대규모 커뮤니티를 형성한 곳도 있다. 실전에 유용한 정보들이 모이는 인터넷 부동산 투자 동호회 운영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정부의 강력한 투기 억제정책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라고는 하지만 투자가치가 있는 지역은 언제나 있게 마련.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든 여윳돈을 가지고 투자하려는 투자자든 유용한 부동산 정보를 얻는 것이 관건이다.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온라인을 통해 활성화된 부동산 재테크 동호회. 현재 인터넷 포털 사이트나 부동산 컨설팅 사이트 등을 통해 형성된 부동산 관련 동호회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들은 사이트 내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강연회를 갖거나 투자가치가 있는 부동산을 답사하며 안목을 키우기도 한다. 회원 중에는 의외로 경험이 풍부한 ‘고수’들이 많아 초보자들에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실전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동호회의 가장 큰 장점.
‘부동산 투자 정보와 투자자들의 모임(http://cafe.daum.net/realty)’의 운영자인 최정환(43세)씨, 이 모임의 회원인 신미향(38세)씨, 부동산컨설팅 사이트 ‘스피드뱅크’ 내 재테크클럽 ‘부동산정보센터(http://club.speedbank.co.kr/powermembers)’의 운영자 오지은(27세)씨가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 정보를 얻는 방법과 투자 전략에 대한 대담을 나눴다.
부동산 투자 정보는 어떻게 얻나?
최정환(이하 최) 정부 시책을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부동산 투자의 기본입니다. 부동산 투자 전문가들은 정치나 사회 문제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데요. 또 정부의 개발정책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죠. 남들보다 먼저 아는 것이 관건인데, 쉽지 않은 일이에요. 인맥을 동원해 건너 건너 소문을 듣기도 하고 일부는 그런 고급 정보를 서로 공유하기도 하죠. 동호회에서도 조금씩 정보를 나눠주는 전문가들이 있긴 한데, 고급 정보는 끼리끼리 나누는 경우가 많아요.
신미향(이하 신) 저는 개발정책이나 부동산 투자 전망과 관련한 신문기사를 열심히 챙겨 봐요. 하지만 흐름을 읽는 데 참고할 뿐이지 투자와 직결시키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기사화됐다는 것은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게 됐다는 얘기잖아요. 그러면 한발 늦은 거예요. 자신이 가진 정보에 기사화된 내용 등을 참고해 한 단계 발전된 전략을 세워야 하는 것이죠.
오지은(이하 오) 저는 아무래도 두 분보다 경험이 적어서인지 전문가 강연을 들으며 지식을 얻고 감을 익혀요. 또 온라인을 통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정보 교류를 하기도 하구요. 요즘 유행하는 싸이월드에도 재테크 동호회가 있고 상당히 활발하게 운영되는데 연령층은 좀 어린 편이에요. 관심이 있는 정보를 주고받으며 토의하다 보면 투자에 대한 전략이 떠오르거든요. 생각보다 부동산 투자에 일찍 관심을 둔 젊은이들이 많아요.
최 역시 젊은 사람이라 주로 온라인을 이용하는군요. 저 같은 경우 온라인 동호회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오프라인에 더 익숙해요. 사실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 해도 자신이 사고 싶은 집 혹은 땅이 있는 곳을 직접 찾아가보는 것이 원칙이죠. 현지 사람들이나 부동산중개인들에게 얘기를 들어보는 게 가장 안전한 투자법이거든요. 현지 중개인은 실적을 올리기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이야기해주죠. 아무튼 투자는 소액이든 고액이든 신중해야 합니다. 제가 아는 사람은 휴일마다 가족 나들이 삼아 부동산을 보러 다녀요. 한 번 가보고 또 두 번, 세 번 가보면 투자가치가 있는 곳인지 기본적인 판단은 되거든요.
오 맞아요. 사실 시간도 노력도 들이지 않고 좋은 물건을 구하려 한다는 건 지나친 욕심이죠. 특히 서두르지 말고 차분하게 이 물건 저 물건을 비교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혼자서는 느슨해지기 쉬운데 동호회 활동을 통해 함께 공부하고 움직이면 더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어요.
경매를 통한 내 집 마련 어떨까?
신 요즘 같을 땐 급매물을 노려보는 것도 괜찮아요. 특히 실수요자는 이 기회를 잡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겨울에 밀짚모자를 산다’는 말이 있듯이 돈 좀 있는 투자자들도 이럴 때 알짜배기 물건을 찾아내 사두거든요.
오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경매 물건이 매우 많이 쏟아질 것이라고 하던데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은 이 기회를 잡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경매 물건이 많아지는 이유는 금리가 점점 높아지면서 주택 담보 대출자들이 이를 갚지 못해 물건이 많이 나올 수 있고 또 송달특례조항(채무자의 경매 사실 통보 없이 곧바로 경매가 진행되도록 한 한시규정)이 연장됐기 때문이기도 하죠. 2007년까지는 물건이 많을 것 같아요. 경매로 집을 구하더라도 되도록이면 큰 평수가 앞으로 투자가치 면에서 좀더 낫겠죠. 저와 함께 경매수업을 들었던 한 친구는 자신이 전세로 살던 집이 경매에 붙여지자 자신이 낙찰받아 1억원 정도 차액을 챙겼어요. 일단 세입자가 우선순위니까 유리한 위치에 있었던 거죠. 이건 좀 다른 얘기지만 솔직히 집을 넘기는 것으로 빚을 해결해버리는 이들도 상당수예요.
신 저 역시 실수요자가 아파트를 사고 싶다면 경매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보통 경매를 통하면 시세보다 20% 정도 싸게 살 수 있죠. 결과적으로 집을 사는 데 들어가는 돈은 경매나 급매나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런데 투자자라면 경매를 통해 20% 정도의 차액을 얻는 것에 별 매력을 느끼지 않을 것 같아요.
최 맞아요. 경매로 투자하는 것은 지금은 좀 늦은 거예요. 경매 참가자들이 많아지면서 예전보다 수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요. 또 작년까지는 부동산중개사가 경매에 끼어들지 못했잖아요. 컨설팅업체나 개인이 가능했는데 올해부터는 부동산중개사까지 경쟁 상대가 되니까 더 치열해져 경매 물건의 가격이 좀 높아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투자 유망지역 알아보는 방법은?
신 저는 지금 집을 산다면 살기 좋은 동네를 우선적으로 고를 거예요. 공원도 많고, 도로도 잘 뚫려 있고요. 살기 좋은 곳의 집값은 자연스럽게 오르게 돼 있죠.
오 그렇죠. 기능성이 강화된 아파트들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요. 웰빙과 교육은 투자가치를 따지는 중요한 요소예요. 교육환경이 좋은 지역의 주변 집값이 비싼 것처럼요.
신 그래서 굳이 돈도 없으면서 강남으로만 갈 생각하지 말고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외곽 중에서도 환경 좋은 곳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괜찮지 않나요? ‘웰빙’생활이 되는 곳으로요. 개인적으로는 경기도 화성 쪽에 관심을 두고 있어요. 이미 오르긴 했지만 그래도 그곳이 비교적 활성화가 덜 된 곳이니까요. 특히 봉담신도시는 지금 집을 사도 가치가 있을 것 같아요.
최 저도 꼭 서울일 필요는 없다고 봐요. 천안도 괜찮고 평택도 괜찮아요. 천안은 경부고속철도 천안아산역과 수도권 전철 천안역이 개통되면서, 평택은 미군부대가 이전하면서 땅값이 올랐죠. 앞으로도 꾸준히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제가 보기엔 송파, 판교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도시가 평택인 것 같아요. 남양주나 마석 같은 곳도 쾌적하고 좋잖아요. 이제 그쪽까지 전철이 개통되니까 교통도 더 편해질 것이고요. 집값도 상승세를 타겠죠. 조금 나가면 북한강이 있어서 가족들이 바람 쐬러 가기도 좋지 않겠어요.
신 그런데 자기 집을 가지고 있고 조금의 여윳돈이 있는 소액 투자자들이 ‘기획부동산’ 형태로 사기를 치는 이들에게 당하기도 하더라고요. 이들은 직접 투자를 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하다고 생각해 그냥 맡기는 것 같아요.
최 솔직히 아주 기본적인 부동산 지식만 있어도 눈에 보이는 유망지역이 있거든요. 역세권처럼요.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 들어가보면 신설 도로, 확장 도로가 전부 나와 있어요. 땅값은 도로를 따라 오르잖아요. 사이트에 자주 들어가 도로가 어디에 새로 생기는지, 어떻게 바뀌는지만 보아도 길이 보일걸요.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반경 4~5km 이내의 땅은 대부분 투자가치가 높죠. 자꾸 그런 기본 지식을 가지고 현장을 보면서 안목을 키우는 트레이닝을 해야 해요. 또, 땅의 경우는 보기 좋은 때가 있어요. 동호회에서는 주로 초봄이나 늦가을에 답사를 많이 가요. 왜냐하면 풀이 많이 나지 않은 초봄이나 나뭇잎이 다 떨어진 늦가을엔 땅의 모양이 잘 드러나거든요. 주변에 뭐가 있는지도 잘 보이죠.
신 혁신도시, 기업도시 지정 지역이 주목받고 있는데 제 생각에는 진천이나 음성 같은 곳의 변두리를 노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냥 몇 백 평 정도 소액으로 토지에 투자하려면 그런 지역이 유망해요. 도로에 접한 지역으로 사두면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오를 것 같아요.
최 정리를 하자면 요즘 판교, 송파, 평택, 천안, 아산 등이 부동산 투자의 핵심이잖아요. 송파는 매우 폭발력 있는 곳이죠. 기회만 된다면 ‘입성’하는 게 좋지만, 올 3월, 8월에 분양하는 판교처럼 경쟁이 엄청 치열할 거예요. 사실 그런 시장들이 견인차 역할을 해서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할 수도 있어요. 현재 정책대로라면 주택을 사서 큰돈 버는 것은 어렵죠. 대신 건물이나 상가 등 수익성 부동산 쪽으로 가는 거예요. 토지도 괜찮고요. 당장이 아니라 올 하반기나 내년부터 서서히 부동산 경기가 풀린다는 얘기예요.
오 저도 부동산의 투자가치 메리트는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장기전에 능한 사람이 승리하는 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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