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속 인맥 만들기
남자들이 자기들끼리의 친밀함을 강조할 때 가장 많이 쓰는 말은“같이 목욕탕 한번 안 가보고 어떻게 이해하겠어?”이다. 어차피 그들과의 혼탕은 불가능한 것이니, 다른 방법으로 회사 남자 동료들을 내 인맥으로 만드는 확실한 노하우가 없을까? 그것도 은근슬쩍 나와 일보다는‘춤’을 추고 싶어할 그들과 말이다.
이미 치열한 커리어우먼으로 뛰고 있는 당신과 ‘회사 동기와 결혼에 골인하는 법’ ‘상사를 사랑하게 되었어요’ 같은 말도 안 되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는 않다. 능력으로 승부를 걸어보고 싶은 당신이 듣고 싶은 이야기는 여느 남자 사원들과 마찬가지로 ‘사원으로 시작해 CEO가 되는 가장 빠른 길’ ‘완벽한 프레젠테이션 방법’ 등일 테니까.
하지만 아직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 사회에서 어쩔 수 없이 ‘여자이기 때문에’ 부딪치는 한계는 존재한다. 다들 얼큰히 취한 회식이 끝날 무렵 자기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쑥덕대는 남자 동료들에게 다가가서 귀를 쫑긋 세울 때 “같이 목욕탕 한번 안 가보고서야 어떻게 이해가 되겠어?”라는 은근한 거부 멘트를 들어본 경험, 누구나 있을 것이다.
“사실 남자 동료가 어떤 면에서는 훨씬 편하죠. 심하게 야근을 해야 할 경우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여자 동료와 밤을 샌다는 건 제 입장에서도 부담이거든요. 또 남자들끼리 담배 한대 피우러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그때 솔솔찮게 회사의 기밀들이 쏟아지곤 하죠.” 그래도 꽤 여초집단이라는 LG텔레콤의 5년차 김구철(31세) 대리의 말을 들어봐도 신체구조가 멀쩡한 여자라면 남자 동료들과 ‘끝까지’ 가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커리어로 승부해보고자 죽자사자 쫓아다니던 그 남자도 정리했고, 그 좋아하던 아이쇼핑도 반납하고 홈쇼핑으로 배달된 원피스도 밀어놓은 채 두 팔을 걷어붙이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커리어우먼이 아닌가? 원하는 자에게는 길이 있다. 사무실 속 남자 인맥을 만드는 것도 열정이 넘치는 당신이라면 분명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