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적은 돈으로 내 집 마련하는 법

최근 부동산 경기가 급속도로 침체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하락기를 이용,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올바른 내 집 마련에 대한 조언을 전문가에게 들었다.

Part 1
전문가들의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

부동산 시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수급(수요와 공급), 금리, 정부의 부동산 정책, 경기 등 4가지이다. 이 4가지 변수를 고려하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판단할 수 있다. 먼저 수급의 원리에서 보면 현재는 공급이 과잉된 상태. 최근 가장 인기 있는 경기도 동탄 신도시 2차 분양 1순위 청약률이 미달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분양 물량이 작년보다 축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분양된 아파트도 미계약분이 누적되고 있다.

다만 금리면에서는 여전히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이는 부동산 시장에서는 호재. 그러나 금리는 상당히 유동적이기 때문에 언제까지 저금리가 지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부동산 시장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요소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신문을 보면 알 수 있듯 현 정부에선 경기를 살리기 위한 인위적 부동산 부양 정책은 당분간 내놓지 않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경기는 누구나 입버릇처럼 말하듯 최악이다.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요즘만큼 시장을 예측하기 어려운 때가 없었다고 토로할 정도로 부동산 시장의 향후 미래는 불투명하다. 여기에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으로 인해 매매마저도 얼어붙은 터라 한 치 앞을 내다보기도 어려운 상태. 하지만 올 하반기 이후가 1차 매수시기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닥터아파트의 강현구 정보분석실장의 경우 2004년 하반기, 늦어도 2005년 상반기에는 반드시 주택을 구입하라고 조언할 정도의 적극파. 그는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최근 하락폭이 감소하는 시세를 예로 들고 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의 집값 하락세를 보면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7월에 0.43%까지 내려갔던 하락폭이 8월 0.31%, 9월 0.1% 등 급속도로 줄고 있습니다. 수도권 역시 7월 이후 서서히 하락폭이 줄고 있고요. 경기 침체로 인해 시세보다 10∼20% 정도 싸게 나왔던 급매물이 어느 정도 소진된 점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입니다. 건설교통부가 조사한 부동산 매매량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구요. 하락폭이 줄어들고 매매량이 늘어난다면 가격이 상승될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집을 구입하려는 실수요자는 발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습니다.”

안명숙 스피드뱅크 소장은 오는 11∼12월 전후의 매수를 권하고 있다. 2005년 1월 1일 이후 실시될 보유세 인상 등의 조치로 인해 여러 채의 집을 소유한 사람들이 집을 내놓게 되는 시점을 노리라는 것.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 역시 강남 집값은 이미 가격조정을 마친 단계이기 때문에 보유세 인상 등으로 인해 가격이 추가 하락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다주택 보유자를 중심으로 11월 이후 나올 급매물을 공략하라고 권했다.

반대로 신중파인 부동산 114 김혜현 부장은 실수요자인 경우 굳이 지금 집을 살 필요는 없다고 한다. 부동산의 하락세가 아직 멈추지 않고 주춤한 상태인데다 향후 2∼3년이 지나야 부동산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주택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부동산 현장 경기에 가장 민감한 부동산 중개업소 중 40% 정도가 회복 시점을 2∼3년 정도 이후라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지금의 매매시장을 보면 가격이 상승하는 것도, 하락하는 것도 아닌 버티기의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겠죠. 더욱이 2005년엔 정부가 그동안 유예했던 세금 정책을 다시 강화하는 데다 입주 물량도 많이 쏟아질 예정입니다. 결국 이런 상황에선 매물이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가격의 하락을 부추길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요.”

김혜현 부장은 무엇보다 체감경기에 가장 민감한 중개업소들이 주택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것을 주문한다. 가격 하락기가 확실한 이때 서둘러서 집을 살 필요는 없다는 것. 다만 가격변동 여부를 주의 깊게 파악하고 적절한 타이밍을 잡기 위한 지속적인 시장 관찰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서도 꼭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가 있다면, 장기적인 안목과 환경, 개발 호재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 현재의 흐름을 볼 때 향후 부동산 시장은 투자나 수익성에서 옥석 구분이 뚜렷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수요자의 경우, 지금보다는 미래의 투자가치성이 높은 집을 구입하는 안목과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Part 2
상황에 맞춘 내 집 마련 전략 짜기

종자돈이 없거나 모으는 경우
요즘 약간의 계약금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다는 광고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 종자돈 없이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은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부동산모기지론이나 장기자금대출의 경우, 담보를 잡고도 40∼60%밖에 대출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집을 사려면 자기 수중에 어느 정도의 목돈이 있어야 한다. 목돈 만들기가 중요한 이유이다. 목돈을 만들려면 우선 금융에 대한 기본정보를 습득하고, 재테크에 대한 마인드를 키워야 한다. 부동산 정보 사이트에 가입하고 경제신문을 꾸준히 읽으면서 전반적인 시장 흐름에 민감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전세 살면서 청약통장이 있는 실수요자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알짜 미분양이 속출하고 최악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는 지금이 내 집 마련의 적기일 수 있다. 알짜 미분양과 미계약분을 공략할 것. 대단지이며 브랜드 이미지가 있는 로열층에 과감히 도전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뤄보자. 알짜 미분양에 대한 정보는 본인이 관심을 갖고 접근하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다만 발품을 팔거나 인터넷을 클릭하는 팔품은 기본. 기회는 거저 오지 않는다.

집을 늘리고 싶은 대체 수요자
기존 주택이 연립, 다세대라면 과감히 갈아타라. 가격이나 지역에 연연해하지 말고 과감히 탈출하자. 지금이야말로 테마가 있는 신규 아파트로 진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을 가진 투자 수요자
이젠 단기간에 부동산으로 큰돈을 버는 시대는 지났다. 특히 현 부동산 경기의 가장 큰 변수는 바로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 따라서 부동산이라도 동일 투자상품보다는 다양한 부동산 상품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보유한 부동산 중 가장 투자가치가 낮은 물건은 과감히 처분하자.